INSIGHT
블록체인 혁명
美 델라웨어주 블록체인 지원 결정…월가 지형도 바뀌나
금융권 혁신‧비용 절감 기대에 사이버 범죄 급증 우려도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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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의 델라웨어주(州)는 인구가 100만명 이하인 작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금융법에 있어서는 항상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델라웨어주가 미국 전역에서 가장 발달된 기업법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포천 500대 기업 중 3분의 2가 이곳에서 법인을 개설했고, 기업공개(IPO) 85%의 소재지로 선택됐다.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이 법인을 설립할 때 델라웨어주를 찾는다.
이 때문에 델라웨어주가 앞으로 월스트리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업계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델라웨어 주정부는 지난해 말 델라웨어 소재 금융사에 대해 블록체인(Block Chain)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Block Chain)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며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회사의 경우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블록체인은 대표적인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적용돼 있다.
지난해 국내 IT 업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시작한 핀테크(금융과 IT를 융합한 서비스) 열풍이 블록체인으로 옮겨붙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의 보안 기술이다. 제3의 신용기관 없이 P2P(Peer-to-Peer⋅개인 간 연결) 방식의 분산된 네트워크로 거래 내역을 암호화한 것이다. 참여자 간 동일한 블록체인을 가지며, 각 블록에는 같은 거래 내역이 담겨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사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비트코인 거래를 위한 보안기술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중앙통제기관이 없는 P2P 기반의 디지털 화폐다.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본명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라는 호주 프로그래머가 개발했으며, 2013년 가격이 전년 대비 90배 이상 급등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가 활성화되면 앞으로 지폐나 동전 같은 실물 화폐는 필요없게 된다.
*비트코인(Bitcoin)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디지털 통화)다.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본명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라는 호주 프로그래머가 창안했다. 특히 2009년은 미국연방준비제도가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 시장에 공급하는 양적완화가 시작된 해로, 달러화 가치 하락 우려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에 의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으며, 금융산업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제들도 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며 컴퓨터 해킹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Ransomware)’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해커들의 범죄 동기를 자극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랜섬웨어(Ransomware)
영어로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를 합친 용어로, 컴퓨터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뒤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비트코인이 중앙의 통제를 배제하는 특성 탓에, 이슬람국가(IS), 범죄 단체, 부패 공무원 등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자금 세탁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한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만큼 관련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적용될 분야는 금융뿐 아니라 물류, 항만, 의류, 헬스케어 등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레이저가 처음에 군사용으로 쓰였다가 지금은 미용, 의료, 산업, 예술 등에 널리 사용되는 것처럼 용도가 확대될 것이란 의미다.
유통업체 월마트는 식음료 운송⋅판매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라인은 물류 계약⋅선적⋅운방 등 전 과정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현재 일부 계약에 대해 적용 중이며 연말까지 전면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IBM 왓슨 헬스(IBM Waston Health)와 미FDA는 민감한 전자 의료 기록, 임상시험, 모바일 장치 및 웨어러블(Wearable)로부터 도태된 데이터를 포함하여 안전한 환자 데이터 교환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020년까지 모든 정부 문서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도 자동차 제조 업체 마힌드라는 IBM과 협력해 인도 전체 금융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 이코노미 조선 통권 2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