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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뉴스 저격’]

 

급할 때 빌릴 위안화 63조원, 달러보다 안전판 효과는 낮아

 

 

오늘의 주제: 한국, 과는 통화스와프 연장없이 끝나고중국과는 3년 연장, 정말 도움이 될까

 

 


최근 계약기간이 만료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3년 연장하는 데 합의하면서 3600억위안(63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유지될 수 있게 되었다. 한중(韓中) 통화스와프가 연장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실제 외환위기 상황에서 정말 유용할지는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통화스와프유사시에 자국 화폐를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이다. 국제 금융 전문가인 메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리카르도 하우스만 하버드대 교수는 대부분 국가가 국제 비결제(非決濟) 통화인 자국 화폐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현실을 원죄(原罪)’라는 용어로 표현하곤 했다. 국제 결제통화를 자국 화폐로 갖지 못한 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외환 부족 사태가 닥칠 때 속수무책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처럼 대외지급을 위한 외환 자금 조달이 긴급할 때 통화스와프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서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사태로 악화되지 않은 데는 당시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 사이에 체결된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한미 통화스와프가 주요했던 것은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미국 달러가 갖는 절대적인 지위 때문이다. 물론 중국 경제가 부상하고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는 등 위상이 높아졌지만, 국제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는 2016년도 기준 미국 달러의 4.5%에 불과하다. 심지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둘째 위치인 유로화도 미국 달러 거래량의 35% 수준에 그칠 정도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위치는 압도적이다. 그래서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 보유액에서 64%(20172분기)를 미국 달러가 차지하고 있고, 이는 둘째 비중인 유로화에 비해서 3.2에 달한다. 위안화는 일부 무역 결제를 할 수는 있지만 금융 결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국제통화로서의 입지가 여전히 취약하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 규모와 성장에도 아직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가지는 지위는 절대적이며 사실상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이다.

 

그렇다면 위기 때 중국에서 위안화를 빌려 달러로 교환하면 어떨까? 현재와 같이 자본 통제가 가능한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를 달러로 교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시작되면서 2016년도 위안화 가치가 7% 정도 하락하자, 중국 당국은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 통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와의 교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물론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의 위안화 역외 시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위기 때는 그 가능성이 더욱 제한된다. 기예르모 칼보 컬럼비아대 교수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등이 지적한 것처럼, 외환위기 때는 지역 전염 효과까지 존재해 우리가 위기일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동시에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실제 도움을 받는 것이 힘들 수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뿐만 아니라 지금은 종료된 한일통화스와프도 인접 국가로서의 한계라는 유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와의 교환 가능성 측면에서는 훨씬 낫다. 예를 들면, 미국은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일본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스와프 한도를 무제한(캐나다는 300억달러)으로 부여한 적이 있다. 미국과 이러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국가의 통화라면 달러와의 교환 가능성 측면에서 유사시에 효과가 있다. 결국 위안화같이 직접적인 국제 금융 결제 기능은 충분하지 않으면서 미국 달러화와의 교환 가능성이 낮은 화폐와 통화스와프를 맺었다고 국제 금융 위험이 줄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물론 그렇다고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크게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만약에 대한 대비로 나쁠 것은 없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추구하고 위안화 중심 지역공동체를 만들려는 의도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려는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중국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데 우리가 매달려 협정을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한중 통화스와프 재연장에 안주하지 말고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외환 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환율이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해 외환위기 자체가 발생할 여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표시 자산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적격(適格) 거래대상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 통화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경제의 현실적 위치를 직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결국 국제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진 미국과 금웅투자무역 등 모든 부문에서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기자가 본 통화스와프

 

 

유사시 신속하게 외환 조달

신흥국들, 협정 늘리려 노력

 

 

통화스와프는 흔히 외환위기의 방화벽, 혹은 외환위기 대비용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불린다. 두 나라가 미리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교환하기로 약속한 뒤 서로 필요할 때 자유롭게 외화를 끌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두면 굳이 계약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효과가 상당하다.

 

통화스와프중앙은행 간 거래이기 때문에 거래 비용 없이 신속하게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실제로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활용해 200812월부터 20091월까지 163억달러를 국내 외국환은행에 공급한 적이 있고, 중 통화스와프를 통해서는 무역결제자금 지원 제도를 통해 국내 외국환은행에 위안화를 공급 중이다.

 

신흥국 입장에서 통화스와프는 많아서 나쁠 게 없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협정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5조원), 호주(9조원), 인도네시아(107000억원) 등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또 아세안 국가들과 맺은 다자간협정(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을 통해서도 384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달러화나 엔화, 위안화처럼 기축통화 또는 국제통화 지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외환 조달 필요성보다는 주로 외교적 이유 또는 자국 통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통화스와프를 맺는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기한이 만려된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 위해 논의 중이지만, 상대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최규민 기자

 

 

- 조선일보 2017.11.8.()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의 기사에서 띄어쓰기와 문단구분을 수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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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재개하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금액이 꽤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드 배치 이후 다양한 부분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통화스와프의 3년 연장이 결정된 이후로도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국제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진 미국은 우리 나라에 값비싼 무기를 팔고, FTA의 전면적 수정을 원하는 속내만 드러내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우리 경제의 현실적 위치를 바로 보고, 금융과 투자 그리고 무역 등에서 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체가 한 마음으로 힘껏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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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하여 그 개념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기사네요. 일단 달러라는 기축 통화와 비교한다면 그 효율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는 차선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과 체결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국가와의 통화 스와프 체결은 유리하다고 하니 체결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1997년과 같이 아시아 전체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상황이라면 이들 국가와의 통화 스와프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같이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는 그 통화의 가치가 위기를 막기에는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기사를 통하여 통화 스와프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폭 넓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2017.11.08 14:1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국제통화로서의 입지가 여전히 취약한 위안화이기에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우리나라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아시아의 금융위기 상황이 재발할 경우도 문제고요.
      미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외환위기가 발생할 여지를 줄이기 위해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할 듯 합니다.

      2017.11.08 17:19
  • 지나고

    음, 세계화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입니다. 다들 다른 나라보다 자기 나라의 이익이 많아야 하니 말이죠. 물론 우리나라 역시 그렇지만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 보다는 우리나라도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2017.11.09 17:5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이루

      자국우선주의를 펼치고 있는 미국이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양한 많은 나라들과 교류하며 우리나라만의 색을 살려야 할 때인 듯 해요. 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프리카 등과 폭넓은 분야에서의 활발한 교류가 필요해보입니다.

      2017.11.10 07:1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