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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

[도서] 우상의 눈물

전상국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작은 녀석이 읽었다는 책을 우연히 손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을 두고, 폭력을 휘두르는 자와 당하는 자, 그걸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자 중에서 진짜 악한 자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전 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학교가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개인들의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면이 있긴 하지만,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 안에서 비슷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폭행을 당하기는 했지만, 누가 폭행을 했는지 발설하지 않는 화자는, 문제아로 낙인찍은 기표를 제압하기 위해 새로운 담임이 내미는 손을 거부합니다. 문제아를 감시하고 처벌하기 위해 반 안에 프락치를 심겠다는 의도를 간파한 것입니다. 또한, 새로 반장이 된 친구는 기표로부터 엄청난 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친구의 처지를 감싸고 이해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기표가 처한 환경을 역으로 이용해서 다른 친구들이 그에게 동정심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던 기표는, 학교에 방송사에서 인터뷰를 오기로 한 날에 '무섭다' 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 모든 것이 담임과 반장의 계산된 행동임을 꿰뚫어 본 화자는 묻습니다. 친구를 폭행하는 기표가 무서운가? 그런 기표의 행위를 제압하기 위해 벌이는 담임과 반장의 행위가 더 무서운가?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기표를 무장해제 시킨 것은, 담임이나 반장, 사회가 가진 더 큰 폭력이 아니었습니다.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제압하려고 했다면 기표는 더 기세등등하거나 날이 선 감정을 드러내며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이어나갔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폭력으로 인해 더 많은 친구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표의 폭력이 무너지게 된 것은 자신의 행동이 더 이상 타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는 걸 아는 그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공포감을 보이는 눈빛은 가해자를 더 기세등등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는 그 순간보다 더 가해자를 무력하게 하는 순간은, 가해자들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자존의 근간이 모두 무너지는 그 순간을 경험한 기표는 더 이상 자신이 존재할 수 없는 현실이 두려웠을 것이고, '무섭다' 라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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