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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8 + 명견만리 세트 (3권)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18 + 명견만리 세트 (3권)

김난도,전미영,이향은,이준영,김서영,최지혜,서유현,이수진 공저, KBS 명견만리 제작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작은 녀석이 학교에서 친구 자전거를 빌려 타다가 헬맷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곤란한 지경이었습니다. 본인이 챙기지 못한 것이니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거라 새 것을 사는 것으로 엄마들끼리 얘기가 되었습니다. 한정판이라서 똑같은 걸 살 수 없었을 텐데, 그 집에서 그냥 받기 미안했는지 책을 보내왔습니다. 열어보니 '명견만리'였습니다. 문대통령이 지난 휴가 때 읽고, 전 국민들에게 추천한 책이라 언제고 저도 읽어보게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 읽고난 지금, 모든 사람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BS에서 제작했던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거라, 동영상을 찾아 강연을 들어보면 더 좋습니다. 저도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습니다. 이 정도의 프로그램이라면 시청료가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세 권의 책이 모두 의미가 있고, 우리에게 절박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교육, 일자리(저출산), 북한에 대한 내용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물론, 많은 주제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해결방안이 제시될 수도, 답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 혹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육'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교육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아이들에게 고민하게 하고, 서로 협력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그 나머지 많은 문제들 역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가장 좋은 답을 찾아내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세상이 너무 빨리, 너무 다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과거 우리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지금의 교육에 대해서 걱정이 앞섭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은 '경쟁'을 통해 친구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 좀 더 앞자리에 서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의 모든 에너지가 좋은 대학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이후에는 좋은 직장으로 흐르고 있음을 봅니다. 4차 혁명을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제가 몸담고 있는 기업의 분위기만 보더라도 머리가 좋고 똑똑한 인재보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보기 시작했습니다. 출신학교, 학점 등 이른바 스펙을 아예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그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요건들을 기업이 보고 있다는 건, 지금 교육현장에서 그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게다가 4차혁명의 물결이 밀려오면 대부분의 직업들이 사라진다고 하는 예측을 볼 때, 지금의 교육과정으로는 그 변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자명해 보입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그걸 기회로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교육'일 것입니다. AI 혹은 로봇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없다면, 그 변화를 그대로 받아 들이되 그걸 어떻게 이용해서 우리의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들 것인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할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고 가르쳤던 인디언들의 전통처럼, 우리도 아이들에게 친구를 이기기보다 어려움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현재 교육시스템의 한계를 얘기하고, 그럼에도 앞으로 다가 올 미래를 예견해 볼 때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삶을 잘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 얘기하곤 합니다. 이미 취업을 위한 과정으로 전락한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스펙을 쌓고, 취업공부를 하기 위한 게 대학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인트 존스 대학교의 고전읽기는 큰 충격이자, 새로운 기회로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도 전공위주 혹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인간의 삶을 통찰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 생긴다면, 학교의 간판이 아닌 그런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싶습니다. 4년 내내 인문학 혹은 고전읽기와 토론을 통한 학습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50% 정도를 그런 학습에 할당하는 대학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고전 읽기에 대해서는 사내에서 관심있는 구성원들을 모아서 같이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재 많은 사회문제들의 근간에, '좋은 일자리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려 IMF체제를 겪으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이 고용부분일 것입니다. 이윤을 극대화하여,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이 일상화 되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기업의 수익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그 수익이 낙수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기업 내부에 유보금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파이는 커졌지만, 대부분을 기업이 가져가고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더 작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기업은 미래의 위험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벌어들인 돈을 고용이나 투자에 쏟지 않고 있습니다. 주주에게 배당하는 돈은 늘리는 방향으로, 하지만 직원들이나 사회에 돌아가는 몫은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우리 회사만 보더라도, 그 동안 임금협상을 통해서 얻어낸 것보다 양보한 것들이 더 많습니다. 그 대부분의 것들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 연차수당 강제사용, 수당의 근거가 되는 통상임금의 축소 등등 기업이 어려우면 구조조정이 닥칠 수도 있다는 협박에 못 이겨 참 많은 것들을 양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매년 절감되는 비용, 늘어나는 수익만큼의 고용이 창출되어야 옳습니다. 저출산의 문제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기업도 미래에는 직원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우리 회사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 간 괴리가 너무도 커서 서로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경제의 핵심은 '순환'입니다. 사람이 돌고, 물건이 돌고,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돌고 돌아야 할 것들이 제대로 돌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고용은 정체되어 있거나 비정상적이고, 소비가 진작되지 않으니 물건은 쌓이고, 돈은 가진 자들의 주머니로만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시험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의 핵심은, 사람들 주머니에 돈을 채워줘서 돈이 돌게 하자는 것입니다.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처럼, 우리도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노동자들이 함께 모여서 정말 진지하게 논의를 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건 어느 한 쪽의 양보만을 요구해서 될 일도 아니고, 강제로 시행되어서는 더더욱 안 되는 일입니다. 문제들을 모두 풀어놓고, 해결방안들을 서로 고민하고, 최선의 접점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원자력발전 폐쇄에 대한 문제를 국민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나름의 해결방안을 도출했던 것과 같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많은 대안들을 찾고, 그 중에서 최선의 답을 도출하는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습니다.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우리 세대가 가진 생각과 우리 아이들이 갖고 있는 의견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저 우리는 같은 뿌리의 조상을 가진 한민족이니까.. 라는 말로는 그들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북한과 관련해서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습니다. 물론, 과거 정부가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만 제공하던 것에 비해서는 많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북한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제대로 접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정부의 책임이기도 하고 일부 여론을 호도하는 언론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북한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했던 정치권이나 언론, 기득권 세력 모두에게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북한이 어느 정도 자본주의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나진선봉지구를 포함하는 북.중.러 접경지대가 향후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정치를 앞세워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의 장이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정치적인 이슈에 의해서 폐쇄가 되고, 남북을 오가던 철도와 도로마저도 가로막혔습니다. 처음 의도했던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우리는 북한과 더 많은 경제협력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냈을 것입니다. 어쩌면 철도가 이어져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부산이나 서울에서 타게 되었을 수도, 러시아의 가스관이 북한을 관통하여 남한과 연결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태평양으로 나가는 물류가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과 협력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북한을 배제하고 '섬'처럼 떠 있는 우리나라가 다시 거대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의 역할을 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북한과의 협력강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지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한반도에 영구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서로 번영할 수 있는 초석을 놓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대통령이 언급했듯이, 향후 몇 달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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