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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과 기쁨

[도서] 그의 슬픔과 기쁨

정혜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만 개의 크고 작은 부품들이 모여서 '자동차'라고 하는 하나의 완성체를 이루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역시 수 많은 개인들이 얽히고 섥혀서 굴러가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부품 하나의 결함에도 자동차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듯, 사회를 이루는 그 어떤 개인들의 삶이 삐걱댄다면 그 시스템은 '정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자본은 수익이라는 명분으로 소유권을 주고 받으며 이득을 챙기고,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해고합니다. '해고는 죽음이다'를 내걸고 치열하게 싸워 온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삶을 들여다 봅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정부는 회사를 외자에 팔아넘기고, 외자는 약속을 어기고 대량 해고를 하고, 이후로 몇 달째 이어진 옥쇄파업과 공권력의 무자비한 진압, 끊임없는 죽음의 행렬 등 쌍용차는 자본주의가 가진 모든 것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내가 속한 소규모 사회가 문제없이 돌아간다고 해서 전체 사회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게 아니듯, 내 삶과 그들의 삶이 별개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의 슬픔과 기쁨'은 달리 말해 '나의 슬픔과 기쁨'이 되어야 온당한 것이겠죠. 그러므로 그들이 걸어 온 과거와 지금 처해 있는 현재가 나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보아야 합니다. 저 얽히고 섥힌 시스템 속 어딘가에 자그마한 부품으로 나 또한 속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원했던 거, 더 많은 급여와 더 많은 복지가 아닙니다. 그냥 하던대로 일을 하게 해 달라였습니다. 그냥 가다가 본인들이 만든 차를 만나면 반갑고, 그 이력까지 생생하게 온 몸으로 기억하는,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묵묵히 일만 했을 뿐인데 어느 날 이유없이 날아든 해고통지서에 동의할 수 없었던 그들입니다. '다시 일하게 해 달라!' 그들이 원하는 단 한 가지입니다.


 쌍용차 투쟁에 앞장섰던 한상균이라는 이가 지금 민주노총 위원장입니다. 정부의 노동개악에, 역사왜곡에 맞서 송곳처럼 맞서고 있는 그가 지금 조계사에 들어가 있습니다. 일부 신도들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착착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부처가 그리 가르치지 않았을 것인데, 종교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면 품으로 날아든 약한 생명을 거리로 내치는 짓을 하지는 않을 텐데... 부처님의 가호가 그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