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작은 책방>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 권의 책 안에 여러 작은 책들이 합쳐져 있다고나 할까. 나는 그중에서 <고마운 농부>로 독후감을 쓰려고 한다.

언더본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로버트 처든은 온 마을 사람들을 쥐어짜는 인정머리 없는 부자다. 처든은 가난한 일꾼 윌리엄 스토를 쫓아내는데 윌리엄의 한마디가 가슴에 박힌다. '당신과 당신네 식구들'이라는 말이. 나는 식구가 없는 처든에게 이 말이 왜 귓가에 맴도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곧 의문이 풀렸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처든이 사랑에 빠지는 주문이었던 것이다.

처든은 제인 플라워라는 아가씨를 보자마자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사실 처든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처든이 제인에게서 처음으로 고마운 분이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제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은 좀 귀엽기도 했다. 처든은 언더본에서 최고의 부자지만 고맙다는 말에 굶주려 있었던 것 같아서.

제인은 딸 꼬마 제인을 낳고 죽는다. 처든은 딸 꼬마 제인에게서도 고맙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한다. 그래서 처든은 동전을 잃어버리고 우는 아이에게 동전을 준 일을 시작으로 꼬마 제인이 들려주는 마을 사람들의 슬픔에 귀 기울인다. 나는 처든이 결국 돈도 잃고 건강도 잃지만 처든의 얼굴에는 전에 없던 따뜻한 미소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꼬마 제인에게 처든은 고마운 우리 아빠였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분이었다. 그래서 처든이 죽은 후 마을의 쉰두 집이 일주일씩 돌아가며 꼬마 제인을 돌보겠다고 나섰던 것 같다. 처든은 꼬마 제인에게 돈보다도 더 값진 온 마을을 남긴 것이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학교를 가는 날이 많지 않아서인지 1학기가 끝나가는 지금도 교실이 낯설다. 친구들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교하는 날도 있다. 나는 처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꼬마 제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았던 처든처럼. 전에는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던 처든처럼. 코로나가 하루 빨리 해결되어서 다시 한 번 두근두근거리고 싶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