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과 이야기의 결이 비슷합니다. 3권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라면 여주의 임신 정도가 되겠네요. 여주가 임신한 채로 남주에게서 도망치며 3권이 마무리됩니다. 아마 4권에서는 여주가 아이도 키우면서 열심히 도망다닐 것 같고, 남주는 그런 여주를 열심히 찾아 나서겠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1권에서 느꼈던 감정이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여주와 남주의 태세 전환이 너무 빨라서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촘촘한 설정과 치밀한 스토리라인이었는데, 어째 갈수록 모든 사건이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서 진행되는 느낌입니다. 말로 모든 게 밝혀지고, 말로 모든 게 해결되다 보니 긴장감이 줄어들었어요.
여주가 굉장히 돋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2, 3권 까지 읽으면서는 여주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 몸으로는 돼, 돼를 외치는 여주... 근래에 본 로맨스 소설 중에서 가장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그레이스가 점점 진부해지는 모습은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는 3권에서 하차하려구요. 4권의 이야기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권수를 3권 정도로 하고 이야기 전개를 빠르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