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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최미래 저
자음과모음 | 2022년 06월

녹색 갈증? 제목부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자연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단어인가? 그 많고 많은 단어 중 녹색과 갈증의 결합이라니.

 

에드워드 윌슨에 의하면 녹색 갈증이란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인간에게는 자연과 생명체에 이끌리는 경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으로의 회귀 본능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녹색 갈증의 의미는 이 소설에서도 어느 정도 유효하지만, 단순히 도시 생활자를 그리고 있어서가 아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코로나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여기의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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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표지도 예쁜지!

책을 예뻐서 구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싶은 책이다.

 

무미건조하게 메말라보이는 커다란 산. 그리고 그 앞을 둘러싼 커다란 나무숲.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그 모습은 알면서도 모르겠는 마음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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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과 할머니와의 관계는 특별하다.

할머니의 짐 정리를 할 때 물건을 끄집어 내어 박스에 옮길 때 할머니가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또 다른 때는 왜 그랬는지 고민을 하느라 정리를 멈춘다. 물건 하나하나의 기억을 떠올리는 주인공.

 

할머니의 사랑도 다소 특이하다.

자꾸만 신발을 숨겨 주인공의 외출을 힘들게 만든다.

신발을 숨겨 허둥지둥 신발을 찾게 만드는 할머니.

재밌다며 한 마디 덧붙인다.

"쟤는 내가 이 집에 있다는 걸 너무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아."

 

사랑하는 이들이 나의 존재를 잊는 것 같을 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은 사건을 만들고 그로 인해 나를 떠올리게 하는 것.

할머니의 말은 왠지 씁쓸하게 느껴진다.

 

할머니는 무엇이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있는 사람이기에 따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것.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니까.

하지만, 따지고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은 없다.

할머니가 가시고서야 물건을 꺼내며 기억하게 되는 것.

그건 마치 우리가 주변에 있는 산을 대할 때와 같은 이치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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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많이 나오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개인의 결핍에 관한 것이다. 결핍과 욕망.

 

'빈뇨 감각'에는 내가 경험한 느낌도 잘 묘사되어 있다.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았다. 마려웠던 느낌에 비해 소변 양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나는 다 눈 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분명히 남아 있을 잔뇨를 기다렸다. 그동안 엄마와 언니 그리고 내게 비어 있는 무언가를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욕망하기 마련인데, 우리 세 사람이 욕망하는 건 다르게 보면 다르지만 또 비슷하게 보면 비슷한 것도 같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소설이 어렵다는 것이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갈피잡기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마음에 꽂히고 끄덕이며 공감하게 만드는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읽은 후 나오는 해설을 읽고서야 ...아....응..하는 느낌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면 끄덕끄덕 할 것 같다.

 

 

#녹색갈증 #최미래 #자음과모음#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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