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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도서] 삼인용 식탁

유부현,고경현,고지은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삼인용 식탁] 풀어놓으면 이렇게 가벼워 지는 것을...

처음 이 책을 선택한 건....
책 소개에서 본 문구 때문이었다.
"몸도 마음도 한없이 약해지던 엄마는
시장아닌 도서관, 서점을 다니며
작가 타이틀에 기운을 차린다"
"오빠는 '나만을 위한 글'을 쏟아내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평생 글로 벌어 먹고 살아온 베테랑 작가도 난생 처음 '내 안의 나'에게 말을 거는 글쓰기를 통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해방감을 느낀다."
그 해방감을 나와 우리 엄마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오늘 저녁에는 엄마와 몇년만에 오래 통화를 했다.
엄마와 나는 둘다 우울증이다.
엄마는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꽤 오래 우울증을 앓아오셨고,
나는 우울증 초보환자다. 엄마는 딸에게 우울증을 유산처럼 물려준거 같아 나를 보기 어려워하셨고,

나는 엄마가 그런 생각을 할까봐 꽤 오랜 시간 숨기다가,
엄마가 나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분풀이를 하던 어느 날 계획도 없이 내 병을 복수하듯 쏟아냈다.
우울증환자답게 엄마는 그 얘기를 듣고도 화부터 냈다.
그 날 이후 부터 우리는 '거리두기'를 했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건 줄 알았는데, 엄마는 나에게 상처였다.

그래도 나는 배웠다고, 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했다. 책도 읽고 글도 써봤다.
머리가 한 없이 복잡한 날
컴퓨터를 켜고 자판위에 손을 얹고 글을 써내려갔다. 그 글은 일기도 아니었고, 편지도 아니었고, 독후감도 아니었다.
누구를 향한지도 모를 속풀이었다.
그런데 차차 며칠동안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가 되어갔다.
그리고 결코 해답이 없을 것 같던 문제가 스스로 퍼즐을 맞춰가는 기분이었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의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듯한 속이 뚫리는 그 기분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틈틈이 글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아직은 낯간지러워서 엄마에게 권할 수는 없지만,
세상에 우연은 없듯이, 엄마가 그런 마음 상태를 가질 수 밝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엄마도 글로 풀어내면 어떨까 싶다.
엄마만의 서사를 엄마도 마음껏 글로 풀어내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다.

평소에 수필집을 잘 읽지 않는 편이었다.
소설처럼 현실을 잊게 해주지도 않고,
실용서처럼 말그대로 '실용적'이지도 않으며,
전공서적처럼 업무에 도움이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저 나랑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냥 나도 그저그런 평범한 사람같아서일까?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다들 평범한 줄 알았는데, 나만 모르는 특별함들이 있어서 질투심일까?
어느순간 수필집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수필집을 만났다.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누구나 특별한 서사가 있고, 작가가 될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다.
또 '글쓰기'의 힘, 치유의 힘도 알게 되었다.
이글의 가족들처럼 나 역시 글을 매개로 서로 이해하고, 더욱 깊이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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