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학생들과 대화하다보면 '모르겠어요', '몰라요' 라는 대답을 유난히 많이 하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그 학생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정말로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 이 책에서 답을 얻은 부분이 있는데 진주라는 사람의 일화에서 이다.
어렸을 때 진주의 부모는 다툼이 잦았고 어린 진주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진주가 대응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해리'였다. 쉽게 말해 자신이 무감각해질 수 있는 벽을 쌓고
'내면의 자아'와 '육체적 자아'를 분리한 것이다.
'육체적 자아'는 현장에서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지만 최소한 무감각해지는 방법으로 좌절과 고통, 죄책감, 수치심 같은 감정으로부터 내면의 자아를 보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면의 자아'를 닫아버리면 이를 보호할 수는 있지만 다가갈 수도 없게 된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은 내면에 평화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혹시 무감각해지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