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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도서]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곽민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누군가가 기대하는 이 책의 목차는,

 

1장 비혼을 선언한다

2장 '아니 근데 너는 왜 결혼을 안한다고 그러니?' (아빠)

3장 '아니 근데 너는 왜 결혼을 안한다고 그러니?' (엄마)

4장 '아니 근데 너는 왜 결혼을 안한다고 그러니?' (큰엄마)

5장 '아니 근데 너는 결혼도 안해보고 왜 비혼이라고 해?' (언니)

.....

17장 '가족과의 절연'

18장 '홀로 살아가는 인생'

 

일수도 있다.

아직 한창 어린 이십대 후반에는 '결혼적령기'라는 단어가 있고, 서른살의 유학파 파티셰 김삼순씨에게 '노처녀'라고 부르며, 자신의 결혼 생활이 아무리 고되고 한숨 나와도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라고 친구와 자식에게 말하는 사회에서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기 때문에.

비혼을 선언하는 순간 직계 가족을 비롯한 모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아니 근데 너 왜 결혼을 안하니' 질문을 듣고 '선자리 잡아놨다' '우리 신랑이 소개시켜 주는건데'에 목을 졸리다가 모두와 절연하는 결론은 누구나 상상 할 수 있겠다.

 

 

팟캐스트 '비혼세'의 호스트이기도 한 작가는 에피소드 마무리에 늘 '더불어 혼자사세요'라고 말한다. 혼자 사는 비혼이 쓸쓸할수도 있으니까 더불어 혼자 살라고 하는건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를 읽으면 이러니 더불어 혼자 살라고 했구나 싶다.

비혼 어쩌구, 비혼 저쩌구, 비혼 어쩌구저쩌구 하는 이야기를 한가득 털어놓기 보다 '비혼을 결심한 삼십대 여자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고 덕질을 하며, 친구들과 함께 모여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를 알차게 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의 이야기를 던진다. 이 나이쯤 되면 결혼했을 대한민국의 여자들은 당연히 모를 수도 있는 일들이 비혼의 여자들에게는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의 선택과 그를 지지해줄 정책은 없는 세상, 장례식장에서 결정을 여자가 담당하면 이상하게 보이는 세상, 여자이기 때문에 고분고분 아무말이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상은 작가 곽민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매로 뿐인 가정에서 '너희집만 아들이 없어서 어떡하니' '니가 아들이었으면 좋았을 걸(차녀힙합 움칫둠칫)' '결혼을 해야 집에 남자도 있고' 같은 말들을 끊임없이 듣고 자라고 살아온 나 역시 비혼주의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왔고, 겪어가야 할 일들이기 때문이다. 곽민지 작가와 나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에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무척이나 마음이 따수워졌다. 작가가 얼마나 튼튼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느꼈기 때문이다. 비혼세 팟캐스트에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비혼주의 딸에 대해 물어보는 친척에게 '까도 내가 깐다'는 심정으로 작가를 살펴준 어머니, 혼자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친구들, 3초의 신을 만나게 해주는 시원한 맥주, 지친 몸뚱아리를 일으켜 세우는 덕질까지. 어쩌면 촘촘하게 충만한 인생이 '결혼을 안하고 혼자 살아가도 충분 할 것 같은 이유'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갖가지 책들에는 그 시대의 시대상이 반영된다. 훗날 미래인들이 2021년 출간된 곽민지 작가의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를 읽으며 '아니 근데, 2021년에는 비혼이 책을 낼 정도였나봐'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비혼뿐 아니라 무엇이든 선택 할 수 있는 더불어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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