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이 책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에서는 그 임종의 순간을 당장 1년 후로 앞당겨왔다. 책의 저자는 정신종양학 전문의 (심리적 문제로 인한 신체문제와 정신과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한다)로 암환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남은 삶에 대한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책에는 정말 많은 환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나온다. 아주 젊은 20대 청년, 외과의사, 장애아를 둔 엄마...그리고 저마다 맞닥뜨린 현실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발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나에게는 27세에 경성 위암 투병을 한 오카다 씨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을 울렸다. 그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사람이었다. 자기 발전을 위해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해외에서 일하려는 미래의 꿈을 위해 자신이 가진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는 암 판정을 받자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젊은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제비뽑기에 당첨된 것 같다'는 그에게 의사는 그럼 어차피 병에 걸릴 인생이었다면 태어나지 않는게 좋았을지 묻는다. 그리고 이 말에 오카다씨의 관점은 미래를 꿈꾸지 못한다는 억울함과 분노에서 현재의 삶으로 변화한다. 삶의 우선순위를 되새겨본 그는 자신이 투병할 때 곁에 있어준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한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가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행복했어요. 전부 고마웠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오카다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었다. 미래의 성취만을 위해 살던 나의 모습을 투영해 지금 내가 암판정을 받는다면 그처럼 억울하지 않을까 무척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분노하고 좌절한 시기를 지나 어떻게든 남은 삶을 후회없이 살다 간 그의 모습에서 내가 1년 후 죽는다면 그와 같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억지스럽게 인생을 즐기고 주변인과 사랑을 나누며 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암환자들을 대면하며 통찰한 사실을 독자와 나눈다.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줄곧 YOLO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과거 나는 앞만 보고 달려가며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욜로라이프를 비웃었다. 지금도 무작정 현재의 단발적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YOLO는 지양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일 또한 자제하기로 했다. 사회와 내면의 또다른 내가 말하는 must보다 want에 집중하는 삶을 추구하기로 다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암환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하지만 암을 선고받았을때 일어나는 모든 감정이 온당하게 일어나야만 하는 감정이며 이를 극복하기보다 시각을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으로 옮기도록 돕는다. 암환자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want에 집중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