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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갇힌 남자

[도서] 진실에 갇힌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저/김지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에이머스 데커는 살아있었다면 14번째 생일을 맞이했을 딸 몰리를 만나기 위해 벌링턴의 묘지를 찾았다. 정식 FBI 요원이 된 알렉스 재미슨은 데커가 가족을 추모할 수 있도록 조금 떨어져 있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데커에게 병색이 완전한 한 노인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공감각증후군으로 인해 색깔이 폭발을 일으키는 데커가 그를 보고 떠올린 건 버건디 색이었다. 버건디 색이 무슨 의미를 뜻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남자가 자신을 메릴 호킨스라고 소개하자, 그가 왜 이곳에 있는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호킨스는 데커가 형사가 되어 처음 맡은 사건의 범인이었다. 그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어느 집에 침입해 은행가와 어린 두 자식, 그리고 손님이었던 한 남자를 모두 죽인 혐의를 받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었다. 데커가 그 사실을 일깨우자, 호킨스는 췌장암 말기라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인데 교도소에서 치료비를 대주기 싫었는지 석방시켰다고 했다.

호킨스의 용건은 자신이 무죄이고, 데커가 그 잘못을 바로잡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사건 당시 모든 정황증거가 호킨스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에 데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데커의 마음이 바뀔 것 같지 않자 생각이 바뀌면 찾아오라는 듯 자신이 머물고 있는 레지던스 인의 주소를 건네주고 떠났다.
데커는 당시 파트너 메리 랭커스터를 찾아 이야기를 들은 후, 호킨스가 머문다는 레지던스 인에 함께 갔다. 두드려도 기척이 없는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자에 앉은 호킨스의 이마에 총알이 박혀 있는 것을 목격한다.



"만약 호킨스가 정말 진범이 아니라면, 우린 그 남자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감옥으로 보내서 강간당하게 만들고, 그 후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게 만든 거야." p.104



데커가 이번에 맞닥뜨린 사건은 과거에 자신과 파트너가 해결했던 살인사건이었다. 신참 형사다운 패기로 사건을 수월하게 해결했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당시 범인이 찾아온 걸 보니 확신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되짚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데커를 만나고 돌아간 호킨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총에 맞아 사망한 걸 직접 확인하게 되면서 확실히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데커는 벌링턴에 남아 사건을 조사하려고 하는데, 그가 협조하고 있는 FBI의 보거트는 허락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데커가 단독 행동을 많이 해서 보거트는 윗선에 그를 변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커의 사건 해결 능력이 뛰어나긴 했지만, 체계 하에 움직이는 FBI였기에 하고 싶다고 해서 다 수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데커는 남아야만 하는 이유가 충분해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고, 보거트는 돌아왔을 때 그의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을 남겼다. 데커는 재미슨이 피해를 볼 수 있으니 D.C.로 돌려보내고 수사를 시작했다.
왠지 시작부터 불안함을 느꼈던 건 데커가 FBI와 더 이상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보거트와 데커의 관계는 좋았지만 그 두 사람만 일을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거트의 협박 아닌 협박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고집이 있는 데커는 자신의 잘못과 죄 없는 남자를 위해 벌링턴에 남아야만 했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호킨스가 범인으로 몰린 살인사건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이어졌다.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폭풍우가 치던 날 밤에 범인은 흔적도 없이 은행가 돈 리처즈의 집에 도착해 그의 심장에 총을 쏴 죽였고, 벌링턴에서 "아메리칸 그릴"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카츠는 머리에 총 두 방을 맞았다. 고등학생 프랭키 리처즈도 심장에 총을 맞았고, 열두 살 딸 애비게일은 유일하게 목이 졸려 사망했다. 애비게일의 손톱 밑에 호킨스의 DNA가 있었고, 전등 스위치에도 그의 지문이 있었기에 범인은 영락없이 호킨스뿐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재수사하며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가 하나씩 되짚어보자 의문스러운 구석이 여럿 드러났다. 그래서 데커와 옛 파트너 메리 랭커스터, 그리고 데커를 돕기 위해 날아온 멜빈 마스와 함께 사건에 관계된 여러 사람을 만났다. 이제는 신분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난 호킨스의 딸 미치 가드너, 당시 모임이 있어서 집에 없었던 수전 리처즈, 남편의 식당을 운영하며 벌링턴에서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 레이철 카츠였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모두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이 와중에 예전부터 데커를 못마땅해했던 벌링턴 경찰서의 선배 형사 블레이크 내티와 경정 피터 차일드리스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심지어 데커는 구치소에 구금되어 기소를 당해 재판을 받기도 했다. 여러모로 힘겨운 수사였다.



죽음을 간발의 차이로 비껴간다는 것의 유일하게 좋은 점은, 누군가 데커가 알아내려 하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는 알아내야 하는 진실이 있다는 뜻이었다. 데커는 그걸 반드시 알아낼 작정이었다. p.163



호킨스 이후로도 여러 사람이 총에 맞아 죽고, 데커 역시 몇 번이나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되면서 과연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도무지 정체를 밝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 정도면 어마어마한 사람 혹은 기업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 큰 존재라 깜짝 놀랐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들이 한 행동 역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범인의 윤곽이 드러난 이후에 FBI에서 데커에게 협조를 한 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을 이 소설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물론 데커 일행 모두 다친 데 없이 무사하긴 했지만, 이 사건을 일으킨 인물이 튀어버렸기에 끝이 좀 불안했다. 혹시 이후 데커 시리즈에 또 등장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이번에도 재미있었던 데커 시리즈였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바로잡으려는 데커의 진실성을 느꼈다. 그리고 그가 점점 달라지는 게 보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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