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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

[영화] 갱스 오브 뉴욕

개봉일 : 2003년 02월

마틴 스코세이지

미국 외 / 드라마, 액션 / 청소년 관람불가

2002제작 / 20030228 개봉

출연 : 존 C. 라일리,리암 니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니엘 데이 루이스,카메론 디아즈

내용 평점 4점





 

1846년 뉴욕.
다섯손가락 구역에서 토착민파와 이민자파의 분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토착민은 아일랜드인이 자신들의 터전에 들어와 사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며 그들을 무시했고 어떻게든 쫓아내려고 했다. 이민자들은 새롭게 자리 잡은 터전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들과 대립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엄 커팅, 일명 빌 더 부처라 불리는 토착민파의 리더와 이민자파 데드래빗의 발론 신부가 그들을 각각 따르는 이들과 이 지난한 대립을 결단 낼 싸움을 벌이게 된다. 치열한 접전 끝에 빌과 발론이 마주하게 되고, 승자는 빌이 되었다. 발론이 빌의 칼에 맞아 죽어가는 모든 광경을 발론의 아들 암스테르담이 목격한다. 빌은 나름 망자에 대한 예를 갖추겠다고 발론의 시신에 손 하나 까딱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도망치는 암스테르담을 잡으려고 했다.

16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교도소에서 출소를 한 암스테르담은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한 다섯손가락 구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승승장구하며 보란 듯이 살고 있는 빌을 향해 복수를 다짐한다.







 

암스테르담이 성인이 되어 찾아간 다섯손가락 구역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이민자들이 대기근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돌팔매질뿐이었다. 이후 남북전쟁이 시작될 즈음엔 부두 앞에서 군대에 자원입대를 하라고 부추기며 좋은 조건으로 미국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홍보를 했다. 어디를 가도 환대 받지 못하는 이민자 신세는 안타깝기만 했다.
이전부터 그곳에서 살아온 암스테르담 역시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터였다. 더욱이 그에겐 토착민들을 향한 거부감과 그들을 대표하는 빌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든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섯손가락 구역을 찾아가 그 사이 이곳이 굴러가는 사정을 눈치껏 헤아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릴 적 만났었던 조니와 재회하고, 그 덕분에 원수 빌과도 마주하게 된다.
암스테르담이 머리가 좋았던 건 복수심에 행동이 앞서기보다 빌의 호감을 얻어 가까이에 있다가 뒤통수를 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었다. 빌이 하는 모든 행동이 암스테르담에게는 역겨운 자기만족처럼 보였을 테지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 암스테르담은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뭇 남성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소매치기 제니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가 준 유품인 메달을 훔친 그녀였기에 그는 제니에게 호감과는 전혀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우연히 몇 번이나 마주치고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무르익었을 무렵, 제니가 빌과 남다른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암스테르담은 그 사실에 일순 거부감을 느끼고 그녀를 매몰차게 대했지만, 이내 이용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고 그러다 서서히 그녀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보였다.







 

여기까지는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전개였다. 미국의 역사와 관련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암스테르담의 정체가 생각보다 빨리 발각되었고, 빌에게 죽지 않을 만큼 맞고서 목숨만 겨우 건졌기 때문에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었다. 물론 주인공의 편에서 영화를 보느라 빌을 악당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그가 결말에 이르렀을 땐 비극을 맞이하리란 건 알았지만 말이다.

제니는 자신을 거둬준 빌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한 번 마음이 돌아서버리면 그가 그 누구보다 냉정해질 수 있다는 걸 어떤 계기로 깨닫게 된다. 덕분에 제니는 마음이 가는 대로 암스테르담의 편에 서서 헌신적으로 그의 회복을 도우며 이민자들을 위해 일한다. 그리고 회복된 암스테르담은 토착민인 빌에게 대항할 힘을 키우기 위해 이민자들을 모아 세력을 불려나간다.
아버지를 향한 복수로 시작된 대립이 어느덧 정치적인 분쟁으로까지 이어진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보수와 진보 세력을 1800년대 후반 미국 뉴욕을 예로 들어 보여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 나라, 도시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 차이와 대립이 분열로 이어져 서로 반목하고 헐뜯으며, 심지어는 빌과 암스테르담처럼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에 의존하게 되기도 한다. 마치 무언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수라는 듯 말이다.
그 결과 죄 없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관련이 없는 이들이 희생되어 땅에는 핏물이 고여 웅덩이를 이루지만, 누군가는 승리를 거머쥐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야 만다. 마치 피를 흘려야만 이 모든 소요가 나름의 적절한 끝을 맺고, 그런 과거를 본보기로 삼아 도시가 발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피의 복수가 끝난 뒤 엔딩 장면에서 암스테르담과 제니가 무덤가를 떠난 이후 성장하는 뉴욕의 변화를 보며 차별과 억울함, 그리고 복수로 흐른 피가 이 도시를 지금처럼 화려하게 만들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에 제작되어 거의 20년이 다 된 영화는 보겠다고 다짐만 해놓고 여태 손이 안 갔던 작품이다. 심지어 시리즈온에서 다운을 받아두고도 한 달이나 묵혔다가 보게 됐다. 이 영화에 손이 가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건 16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었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땐 2시간짜리 영화도 중간에 끊어보곤 하는데, 이 영화는 거의 3시간에 육박하는 영화라 시작하면 하루 종일 보고, 리뷰까지 쓰는 것도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미루고 또 미뤘었다. 사실 아침 8시도 안 되어 보기 시작해서 낮잠 자고 밥 먹고, 이것저것 딴짓을 하느라 리뷰를 쓰는 것까지 12시간이 넘게 걸리긴 했다.

그래도 영화는 재미있었다. 러닝타임이 길다는 걸 조금은 체감할 수 있었지만, 보는 동안은 푹 빠졌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이었다. 연기로는 두말할 것 없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언제나처럼 배역이 아닌 실제 그 사람 자체가 된 듯 느껴졌다. 그가 아니면 누가 빌을 연기할 수 있었을지 도무지 생각나질 않는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아직은 젊은 티가 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좋았고, 아름다웠던 카메론 디아즈도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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