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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도서] 다크

에마 호턴 저/장선하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기지에 뭔가 잘못된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였다.
매우 위험한 사람이 여기에 있다. p.300




교통사고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의사 케이트는 익숙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남극 극지 관측소에서 1년간 근무할 담당 의사로 자원한다. 면접을 통과한 케이트는 제네바에서 몇 주 동안 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남극으로 향했다. 작은 비행기를 타고 불안하게 남극에 도착한 케이트는 하얗고 넓은, 아무것도 없는 그곳의 첫인상이 두렵게만 느껴졌다.
기지에 도착한 케이트는 1년 동안 함께 일하며 생활하게 될 12명의 대원들을 소개받았다.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성별, 성격을 지닌 그들은 케이트를 대하는 행동이 저마다 달랐기에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더군다나 기지의 대장 샌드린은 왠지 케이트를 보자마자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임시 전임자가 인수인계도 없이 떠나버린 뒤, 케이트는 곧바로 업무에 집중해야만 했다. 12명의 대원들에 대한 파악이 조금은 끝났을 무렵, 그녀는 전임자 장-뤼크가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해 죽었고, 시체를 꺼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그 사건이 대원들 저마다에게 각기 다른 마음의 짐으로 남았고, 누군가는 그 사고가 의도적인 살해라고 여기며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미쳐가는 건가? 나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내가 정말 있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고 있는 걸까? 심지어 사라져버린 내 약들도? 다 먹어버리고 어쩌다 까맣게 잊어버린 건가? p.208



남극 기지의 담당 의사로 자원한 주인공 케이트가 등장해 그곳으로 향하는 여정을 먼저 보여줬다. 그리고선 그녀의 뺨에 눈에 확 띄는 상처가 있고, 불안해질 때마다 약을 먹는 걸 보며 주인공인 케이트를 믿어도 되는 건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소설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부터 믿을 수가 없는 모습에서 시작된 소설은 점점 의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고 나중엔 본격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접어들면서 등장한 모든 캐릭터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기지 대장 샌드린, 전형적인 미남 드루, 장-뤼크와 가까운 사이였던 알렉스, 아름답고 여린 앨리스, 요리사 라지브, 배관공 카로, 기상학자 소냐, 마리화나를 피우는 루크와 롭, 예민한 톰, 그리고 아크와 아르네 총 12명이 겨울 동안 남극 기지에서 함께 지내야 할 동료였다. 샌드린은 케이트를 도외시했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가깝지 않은 사이로 지냈다. 드루와는 좋은 감정을 주고받다가 케이트의 과거 상처로 인해 조금은 어색한 사이가 됐다. 아르네는 왠지 보면 볼수록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얼마 안 되는 여자들 중 카로와는 친밀한 관계가 됐고, 나이가 지긋한 소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케이트가 진료실 약품 벽장에서 장-뤼크가 남긴 편지를 발견한 뒤에 그의 죽음에 대해 캐기 시작하면서 데면데면했던 알렉스와는 사이가 너무 나빠졌다. 장-뤼크와 가까웠던 알렉스가 그의 죽음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사고와 관련한 장비 문제에 대해 들은 이후에 케이트가 선을 넘는 발언을 하고 말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 사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케이트가 너무 성급하고 조심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 역시 과거의 사고로 인해 아직까지 약물에 의존할 만큼 불안정한 상태라서 알렉스에게 감정적으로 조금은 공감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의사의 시선으로 정신적인 문제로 이야기를 이끌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중에 있는 정체불명의 살인자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과연 제네바 팀이 알려줄 수 있는 대처 방안이 있기는 할까? 그들이 구조 비행기를 보낼 때까지 몇 달 동안 각자 바리케이드를 치고 방 안에 들어앉아 있으라고 할까? 아니면 마치 남극의 황무지로 무대를 옮긴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처럼 다 같이 휴게실에 모여서 서로를 의심하며 감시하라고 할까? p.376



이런 상황과 의문스럽지만 넘길 수 있는 사소한 사건이 지나간 이후 사망자가 나왔는데, 샌드린은 자살이라고 여기고 넘기려 했다. 케이트는 그렇게 여기지 않아 혼자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장-뤼크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온 후에 일어난 죽음은 사고가 아니었고, 두 사망 사건이 서로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후반으로 향해 가면서 기지의 동력이 끊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또다시 사망자가 나오면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 와중에 기지 내의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임신을 했던 카로가 조산을 하게 되어 케이트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키면서도 기지 내에 있을 살인자를 찾는 일에도 집중해야 했다.
과연 누가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건지 좀처럼 가늠할 수가 없었다. 케이트부터가 의심스러웠던 것도 있었고, 거짓말을 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사망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케이트에게 적대적으로 대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굴 믿어야 하고 누굴 믿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었기에 긴장하면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 밝혀졌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그 의심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이 범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굉장한 쓰레기인데 여태껏 본래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것도 놀라웠다. 역시 사람은 보이는 것과 행동하는 것만 봐서는 판단할 수 없었다. 범인의 정체가 공개되면서 케이트가 위기에 빠졌었는데 다행히 선량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이의 도움으로 무사한 결말을 맞이했다.

해가 떠오르지 않는 시기의 남극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던 소설이다. 기지 내에 누군지 모를 살인자가 무서웠는데, 그 살인자를 피해 바깥으로 나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혹한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또한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도망칠 수 없는 광활한 밀실이라는 표현이 너무나 적절했던 스릴러 소설이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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