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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열차

[도서] 고아 열차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저/이은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온 가족을 잃었다고 해서 나를 안쓰럽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모두 슬픈 사연을 안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p.51



2011년 메인 주 스프루스하버에서 위탁 부모와 함께 사는 몰리.
아빠는 어릴 때 사고로 돌아가셨고, 엄마는 자식을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몰리는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위탁 부모들은 마냥 좋은 사람만 있던 건 아니었기에 몰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저기 피어싱을 하고 문신을 하고 고스족처럼 옷을 입고 다녔다.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는 몰리에게 다가와 준 유일한 사람인 잭이 남자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사고를 친 몰리는 소년원에 가는 대신 잭의 엄마가 일하는 저택에서 다락방 정리를 하며 봉사 시간을 채우기로 한다. 저택의 주인인 비비언 할머니의 오래된 짐들을 정리하면서 몰리는 그녀가 겪은 일들에 대해 듣게 된다.

1929년 뉴욕, 니브의 온 가족이 희망을 품고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온지 2년이 되었지만 변한 게 없었다. 어린 동생들은 언제나 아홉 살 밖에 되지 않은 니브의 책임이었다.
그러다 집에 불이 나서 가족 모두 죽거나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어버렸고, 옆집에 살고 있던 독일인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니브를 아동구호협회에 보냈다.
니브는 일명 "고아 열차"라고 불리는 기차를 타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멀리 떠나 어느 도시 기차역에서 여성복 사업을 하는 번 부부의 선택을 받아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 니브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다른 가정으로 옮겨다니게 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수 많은 아이들이 이 열차에 올라탔타고 했다.
이탈리아, 폴란드,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이민 1세대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 등의 이유로 "고아 열차"에 올라타게 된다. 명목상으로는 "입양"이지만,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려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노동을 시켰다고 한다.
그런 상황을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인 니브를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실제로 니브와 비슷한 일을 겪은 분을 작가가 인터뷰 했다고 하니 오로지 상상으로 지어낸 소설은 아니었다.

현재의 비비언이 원래는 니브였다고 예상은 했지만 왜 이름이 바뀌었는지, 가난한 고아가 어찌 그런 대저택을 소유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소설이 진행되며 해소가 되었다.
그리고 초반부터 궁금했던 2011년의 몰리와 1929년의 니브가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는 금세 알 수 있었다.
몰리와 니브(비비언)는 80여 년이란 세월의 차이가 있어도 같은 신세였다. 다른 가정에서 눈치를 보면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상황,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기에 마음을 닫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던 모습들이 닮아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신세인지 깨닫는다. 대서양 이쪽 땅에서는 내게 관심을 가질 만한 어른이, 내 손을 잡고 배에 태워주거나 내 뱃삯을 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나는 이 사회의 짐이고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p.47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할 아직 어린 아이들은 일찍부터 본능적으로 눈치를 읽을 줄 알았고, 때로는 사람 이하의 취급을 받기도 했으며, 위험할 뻔한 순간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그런 사건들이 사람 자체에 대한 불신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 아무리 선한 사람이 호의를 베풀어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는 니브가 결정한 어떤 일은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내내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이기도 했다.

91살이 되도록 그런 상처를 내면 속에 닫아걸고 있던 비비언은 오래전 자신과 같은 처지의 몰리를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세월을 넘어서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된 비비언과 몰리.

이런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몰리처럼 겪고 있을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아이들만은 아픔 없이, 슬픔 없이 자랄 수는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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