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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도서] 대한민국 부모

이승욱,신희경,김은산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대한민국이란 땅에서 나름 치열하게 수십 년을 살다보니 나 역시 어느 시점에 이르면 누구나 절감하게 되는 문제에 다다르게 되었다.

- 아버지, 사실 아버지도 다 알고 계셨지요?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다닌다는 것이 삶 자체의 성공은 아니며, 설사 그렇게 되었다 해도 결국 우리는 어떤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는 걸 말예요. 그 한계가 마치 유리 천장과 같아서 보이긴 하지만 닿을 수가 없잖아요?

- 알고 있었지. 하지만 나는 부모 아니냐? 그 사실을 네게 대놓고 말해 줄 수는 없었다.

아버지가 그리 쉬이 인정하는 모습이 다소 충격이긴 했지만, 이제 나도 양육하는 입장이다 보니 아버지의 말씀에 토를 달 수가 없다.

 

   ‘대한민국 부모(이승욱, 신희경, 김은산 글, (주)문학동네 펴냄)’의 표지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부모’라는 것일까,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네려나 하는 기대는 잘 접어 넣어두자. 구성은 아래와 같이 총 5부로 되어 있고, 아픈 사람을 가리키는 방향이 우리 아이들에서 가정으로, 부모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개인으로 옮겨 간다. 부모가 된 ‘나’ 본인이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지 못 하면 아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없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1부- 죽거나 죽이거나 미치거나 : 병든 것이 정상인 아이들

2부- 부모 실종 시대 : 대한민국 가정의 자화상

3부-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 대한민국 부부들의 이야기

4부- 부모, 무엇을 배우고 가르쳤는가 : 대한민국 부모들의 연대기

5부-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추구하자 : 우리가 그려나갈 미래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이 없음에도 상위권 아이들이 겉으로는 그다지 텅 비어 보이지 않는 것은 이들이 목표 지향적으로 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삶만을 살아온 아이들은 목표가 없는 삶을 오히려 불안해한다. 기분이 우울하고 불안하면 자신에게 ‘나는 지금 왜 이렇게 힘이 드는가?’를 묻지 않고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본문 p.77)

 

자식은 모두 부모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고 싶고, 빚지고 있다는 느낌을 품기 마련이다. 그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감정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의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렇게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어떤 부채감에 가깝다. (본문 p.137)

 

아내나 남편이나 자신은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어린아이처럼 투정부리고 억울해한다. 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그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지 정작 자신은 모르고 있다. 배우자나 자식 때문에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자기 안에 있는 결핍과 공허함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본문 p.185)

 

복지나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과 학력은 서민들에게 생존을 위한 보험일 수밖에 없다. 그 보험마저 없다면 미래가 너무나 공포스럽다. 중상층이나 중산층 부모들에겐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이다. (본문 p.245)

 

나는 어떤 갈등을 겪어왔는지, 그 속에서 무엇을 원했지만 무엇을 주저했는지, 무엇에 안주했으며 무엇을 피하고 싶어하고 두려워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했는지. 이것은 내 삶의 고민이자 아이의 삶의 고민이 될 것이다. 이런 부모를 보면서 아이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제대로 부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 (본문 p.261)

 

   나는 여전히 미성숙의 상태인 것 같은데 겉모습은 중늙은이다. 나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알려줄 어른이 아직 필요한 것 같은데 나의 뒷통수를 보고 그것이 제대로 된 나침반인양 의심없이 뒤따르는 아이가 있다. 내 불행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부족하다고 외치며 내 삶을 용기있게 마주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받았어야 했을 교육다운 교육을 받을 기회는 이미 날린 듯 하고, 우리 아이들의 삶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부모 각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회 시스템이 조금씩이라도 바뀌기를 희망하며 정책이 개선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내 아이에게 무조건 ‘노력’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하고 싶어지는 정당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은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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