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자의 일기(엘리 그리피스 글, 박현주 옮김, 나무옆의자 펴냄)’를 다 읽고 나니, 작가가 이같은 구성을 선택한 것이 가장 작가다웠다는 생각이 든다. 17~18세기 영국 고딕 소설을 연구하는 교사의 일기로 시작하여, 총 3명의 여자들의 시선에서 주변 환경과 사건, 인물들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의심하기 시작하여, 각자가 범인일 수도 있는 사소한 이유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는 것은 추리 소설의 정석일 것이다. 누가 범인인지, 연쇄 살인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고 설득 당하고 싶어서 단숨에 읽었는데 뒷맛이 아쉬운 것은 ‘심신미약’을 싫어하는 내 탓이겠거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