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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도서] 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저/김춘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소설책을 읽는 재미를 느껴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런 내가 다시 '소설'책을 손에 들었고 앉은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읽어 내려간 책, 바로 '헤븐'이다.

제목을 봐서는 뭔가 예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려질 것 같지 않은가?

그러나 이 책은 이 시대 사회문제 중 하나인 "왕따"문화에 대해서 각성을 촉구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좀 더 절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저자는 아주 자세한 '폭력행위 묘사'도 서슴치않았다. 혹 어떤 독자는 이런 여과없는 왕따 학생이 당하는 '폭력'묘사가 거북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회적 메세지를 전하는 소설로서 나는 오히려 이런 저자의 의도가 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팔뜨기다. 그리고 "같은 편"이라는 작은 편지를 시작으로 주인공과 우정을 나누는 또 한 명의 "왕따"친구 고지마가 등장한다.

주인공 '나'는 니노미야 패거리에게 '사팔뜨기'라는 이유로 심한 폭력과 비인격적 대우를 받는다.

예를 들어, 니노미야 패거리는 주인공 '나'에게 분필을 먹게 하고 머리에 배구공을 씌우고 인간축구놀이를 하고 급기야 고지마와의 우정을 눈치챈 후에는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하라며 옷을 벗기기까지 한다.  

고지마는 불쌍해서 아빠와 결혼했다는 엄마가 끝까지 아빠를 불쌍하게 생각지 않고 이혼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빠와 헤어져 재혼한 엄마와 함께 살면서도 항상 고된 노동으로 지저분하고 땀냄새가 났던 초라한 아빠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도 씻지 않고 빗자루 같은 머리카락과 때타서 새까만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결국 냄새나는 고지마도 친구들에게 "왕따"와 폭력을 당한다.

"과연 정말 중학생밖에 안된 아이들이 자신의 친구들을 향해서 저렇게 했을까? 이런 일이 지금 우리 사회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진실이란 말인가...?" 가히 충격적인 "왕따"문화의 현실을 다시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니노미야 패거리 중의 한 명인 모모세라는 아이가 하는 말은 더 큰 심각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단지 기분에 따라서 약자인 '희생양'을 정해 아무런 도덕적, 윤리적 죄의식 없이 그런 비인격적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모모세의 자기합리화 논리에 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정말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바닥까지 드러내보이는 인격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고통 속에서 철이 너무 빨리 들어버린 것일까... 중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성숙한 이들의 존재의미를 찾아나가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 그 애들은 말이야, 반의 모두는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자기들이 하고 있는 짓의 의미를 모르는 거야." (p 96)

"언젠가 전부 알게 될 때가 올 거야. 그 애들고 틀림없이 깨달을 때가 올 거야. 언젠가, 절대로 모든 것이 제대로 될 때가 온다고." (p99)

"...그리고 그렇게 이 약함으로 우리의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은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강함이거든. 이것은 그 애들이랑 우리랑 아빠뿐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약한 것, 진정한 의미에서의 강함을 위한 의식인 거야. 학대받고 괴롭힘당해도 그것을 극복하려고 하는 일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거든." (p192)

 

주인공 '나'는 수술을 통해 사팔뜨기가 아닌 정상적인 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신세계에 감동한다. 이제는 정확히 양쪽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주인공 '나'가 새로운 세상 속에서 멋진 새출발을 할 수 있었기를 소망해본다.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그 큰 고통의 무게를 감당했던 주인공 '나' 와 고지마의 바람대로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냥 철부지 시절 아이들의 실수라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다름에 대한 이해"가 뿌리내린 문화와 "서로 돕고 약자에 대해 배려할 줄 하는 인성교육"이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시급히 필요한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점에서 한 번쯤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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