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2015년 개정교육과정이 반영되었다는 표지 문구를 보고는 나처럼 공교육과 떨어져있는 사람에겐 꼭 챙겨봐야할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중학 국어라고 했지만 중학 국어만 완전히 습득해도 성인이 문자 생활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어서 모처럼 국어공부를 제대로 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책의 내용은 당연히 좋다. 국어 문법의 기본인 품사부터 우리 말의 발음과 규범, 우리 말에서 떨어질 수 없는 한자어, 외래어 표기까지 잘 나와있다. 첫재 마당의 의미와 형태, 둘째 마당의 소리와 규칙까지 다 공부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수 있다면 국어가 어렵다는 말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문제는 여기 나와있는 내용을 얼마나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인데 이것은 순전히 개인의 노력여하에 달렸으니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친절하게도 이 책에는 하루 1시간 24일만 공부하면 이 책을 완전정복할 수 있다고 계획표까지 짜 놓고 있다. 그 계획대로 첫째 날 분량인 '품사의 개념과 분류기준을 알아보자'를 공부해본다. 모든 학습이 그렇겠지만 첫째 날 공부는 수월하다. 단어의 개념, 분류를 간단히 익히고 품사의 개념과 분류 기준에 대해 알아본다. 품사를 형태와 기능, 의미로 나누어서 9품사를 알고난 후 연습 문제와 실전 문제를 그다지 어렵지 않게 푼다. 여기까지는 별 무리없이 진행되었다.
그 다음 날 해야 할 분량도 첫째 날의 과도한 의욕으로 앞당겨 공부한다. 둘째 날은 품사의 특성을 좀 더 알아가는 공부를 한다. 수사까지 다 읽은 뒤 수사에는 수량을 나타내는 양수사와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사가 있다는 걸 기억한 뒤 용언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선어말 어미와 어말 어미 부분에서 책을 덮어버린다. (내 경우다)
그 뒤에는 처음의 단단한 결심을 머쓱해하면서 책장을 후다닥 넘긴다. 설명하는 저자의 말투는 무척 친절하다. 질문을 하는 문장도 부드럽다. 어쨌든 학습자의 머리에 한 가지라도 남겨주기 위해 사진과 그림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우리말 문법을 무슨 수로 한 달 안에 다 습득하겠는가.
국어문법은 학생들의 국어 점수를 깎아 먹는 요인이 된다.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지나고 나면 또 헷갈리는 것도 묘하다. 이런 까다로운 국어 문법을 단기간에 암기 위주로 공부한다면 급한 대로 시험을 잘 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공부와 다이어트는 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를 못본다고 하지 않는가.
이 책으로 문법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단, 꾸준히 반복해서 들여다 본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중학생이라면 일 년 동안 이 책을 열 번쯤 들여다 볼 것이다. 그럼 머릿 속에 그림 형태로라도 까다롭기 그지 없는 문법의 사례가 남을 것이고, 차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뿐, 따로 단기간에 완전 정복할 수 있는 공부는 없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깨달았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