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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도서] 몽실 언니

권정생 글/이철수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내일은 6.25전쟁 69주년이 되는 날이다. 낮에 라디오를 듣다가 참전 용사들이 청와대 오찬에 초대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동네도 참전 용사가 계시다. 벌써 아흔 나이고 마을 밖 나들이가 어렵다. 6.25 전쟁하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한군이 침략해서 일어난 전쟁이고, 남과 북 모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이 건조하게 머리에 저장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우리 민족의 유전자에는 이 전쟁의 고통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막연했던  전쟁의 기억을 좀더 뚜렷하게 각인시켜준다. 권정생 선생은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 모두가 전쟁을 미워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전쟁에 아무 것도 관여하지 않았던 사회 약자들이다. 그중에도 자신을 지키기엔 아직 이른 어린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전쟁이 수많은 몽실이를 낳았다고 고발하는 것이다.

 

 

 

몽실에겐 두 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버지가 있었지만 어린 몽실에게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새엄마가 낳은 난남이와 전쟁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한 아버지를 돌봐야할 처지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난남이를 위해 동냥젖을 구하고, 암죽을 끓여 먹이는 것. 서너살 먹은 난남이를 데리고 남의집살이를 하는 것도 모자라 아픈 아버지를 위해 스스로 동냥 깡통을 들고 다니는 몽실의 모습은 애처롭다는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할 아픔이다. 하지만 몽실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닥쳐온 불행을 겪어나가고 있다. 아버지가 자선병원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길거리에서 삶을 끝냈을 때도, 난남이가 부잣집 양녀로 떠나는 것을 선택했을 때도 몽실은 조용히 자신에게 다가온 운명을 받아들였다.

 

 

 

몽실은 삶이 주는 고난에 정직이라는 힘으로 버텼다.  끼니를 잇기 힘든 가난 속에서 어떻게 정직함을 유지하고, 타인의 삶까지 존중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그건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조건 없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남이에게 동냥젖을 물려주고, 자신도 부족한 상태지만 먹을 것을 나눠주는 정이 있었기에 몽실은 전쟁이라는 황폐함 속을 빠져나와 동생들의 든든한 언니로 남았다.

 

 

 

《몽실 언니》는 지금 80대 어르신들이 겪은 삶이다. 전쟁이 남긴 폐허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누구라도 악착을 떨어야하고,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마음에 없는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다른 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어서 죄없는 생명을 미워하기도 했다.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는 것이 전쟁의 기억이라고 짐작한다. 유월이 되면 생각나는 이 책은 언제 읽어도 지금 내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게한다. 누구든지 삶에 투정부리고 싶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몽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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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행복한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따뜻한 마음까지요.

    2019.06.24 23: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여러 번 읽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지는 책입니다. 이런 책을 좋은 책이라고 하는 거겠죠^^

      2019.06.27 11:37
  • 파워블로그 키미스

    투정부리고 싶은 요즘인데 기억해뒀다가 만나봐야겠어요;; 언제봐도 좋은 리뷰 잘 보고 가요~*^^ 파란자전거님~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보내시고 남은 유월도 즐겁게 마무리 잘하셔요~ 건강도 조심하시구요~*>_<*~///

    2019.06.25 10: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장마가 와서 기분이 가라앉네요. 키미스 님의 기분을 올려주는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함께 복권이라도 사볼까요? 이따 시내 나가는데 말이죠^^

      2019.06.27 11:39
  • 파워블로그 블루

    이상하게 <몽실언니> 리뷰를 읽는데, 권정생 선생의 삶이 생각나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이오덕과 권정생이 쓴 편지를 엮은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라는 책이에요.
    그 시절의 전쟁은 몽실이 같은 피해자들이 많았을 거예요.

    2019.06.25 15:0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글과 삶이 함께 가는 귀한 작가 분이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선생님, 요즘은...이 책도 읽으면 마음이 뭉클 할 듯 한데요. 메모해 둘게요^^

      2019.06.27 11:40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