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이야기는 늘 마음이 쓰인다. 그 이유는 이 글의 마지막에 쓸 작정이다. 별 건 아니지만 조금 더 강조하고 싶어서 잠시 미룬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이 일어난 때부터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했으며 아직까지 유효하다. 정부군과 반군의 폭력으로 수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자국을 탈출해 세계의 난민이 되었다. 처음엔 인정을 보여주었던 여러 나라에서도 난민 숫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시리아 난민의 어두운 처지를 반딱거리는 종이에 칼라 그림을 넣어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자국을 탈출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다. 폭력이 난무하고 학살이 자행되는 곳에 아이를 맡길 수 없다. 1%의 희망이라도 보인다고 움직이는 쪽을 택해야 한다.
최소한의 희망을 안고 탈출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다.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없는 불안감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거둬갔다. 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의식주만 해결된다면 행복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인원초과된 배를 타고 오다가 침몰되기도 하고, 사기꾼에게 속아 간신히 마련한 돈만 뺏기기도 하고, 철조망을 넘어 간 곳에서 다시 쫓겨나는 일도 다반사였다.
난민들에게 남들처럼 아이들을 배불리 먹인 후 학교로 보내는 것은 멀고 먼 꿈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작은 호의를 거둬갈 수록 이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희망은 멀어진다.
이들에게 밥보다 더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다행히 그것이 아주 막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수이긴 하지만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주는 곳이 있고, 이들에게 싸늘한 눈길 대신 따뜻한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난민 이야기에 마음이 쓰이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그건 오래 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흥남부두에서 가족과 헤어진 남매, 불구가 되었지만 가족을 위해 동냥도 서슴치 않았던 어린 몽실의 이야기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온 폭력의 순간이 아니라면 없었을 이야기들이다.
시리아에도 이 어두운 표정 바로 전에는 아래 사진의 소녀처럼 평온하기 이르데 없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난민의 이야기는 너의 모습이 아니고 나의 모습이니까 마음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모두가 평화를 원하는데 왜 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울어야하는지 이 책은 독자에게 그 이유를 묻고 있다. 중학생들에게 소개해서 함께 답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