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읽는 노인』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루이스 세풀베다의 창작 동화다.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어느 날, 손자 다니엘이 작가 할아버지에게 질문을 하나 던진다. "달팽이는 왜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거예요?" 이 책은 그날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정말, 달팽이는 왜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것일까?
느린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는 달팽이 무리 중에 자신들은 왜 이렇게 느린가를 고민하는 달팽이 한 마리가 있었다. 나이 많은 달팽이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민들레 나라라고 부르고, 자신들이 기대 사는 납매나무를 세상에 둘도 없는 보금자리로 생각한다. 안온한 삶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달팽이가 느린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별난 달팽이는 느려서 자신들이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달팽이 각자에게 이름이 없기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 이단아 취급을 받던 이 달팽이는 무리를 떠나 여행을 시작한다.
자신들이 느린 이유를 찾기 위해 보금자리를 떠난 달팽이는 길에서 만난 거북이로부터 '반항아'라는 이름을 얻고 만족해한다. 여행을 계속 하던 중 달팽이 무리에게 아주 위험한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반항아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이 살았던 곳으로 돌아온다. 반항아의 이야기를 들은 달팽이 사회는 곧 분열 된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쪽과 새로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나누어졌다.
반항아는 변화를 택한 무리를 이끌고 새로운 세계를 향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았다. 성장 동화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현재의 내 자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새로운 시작이 앞에 놓였을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판단할 줄 아는 통찰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 않더라도 질문을 갖고 산다면 언젠가 문득 그 답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질문이 없다면 답이 앞에 있어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테니 어쨌든 질문을 하며 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