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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있는 서향나무 한 가지를 꺾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천리향 혹은 만리향이라 부르는 이 나무는 봄이 막 시작되는 이때쯤 그 존재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자잘하게 피는 연보랏빛 꽃의 우아한 향은 라일락꽃에 뒤지지 않는다. 추위에 약해 겨울을 나기 어려운 식물이라고 하는데 우리 집 꽃밭에 무사히 뿌리를 내렸다. 어린 나무를 오일장에서 이만 몇 천 원에 사서 심은 지 여러 해(6~7년쯤)가 지났다.

 

향기가 멀리 가서 천리향이란 이름을 얻었지만 한자어로  瑞香인 이 나무는 상스러운 향기가 난다고 해서 서향나무라고 한다. 나는 그 뜻을 알기 전에는 나무가 서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서향나무라 하는 가 싶었다. 우리 집 나무가 확연히 서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있는 곳이 동쪽이다.)

 

 

무심코 서향나무를 지나가면 향기가 따라온다. 답답한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되돌아가서 꽃 향에 젖어보는 아침사람들 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상관하지 않은 채 매일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자연의 모습에서 안정감을 얻는다. 이 모든 일이 순간에 지나지 않음을 자각한다나 역시 이 봄에 잠깐 피었다 지는 저 꽃처럼 긴 시간의 순간을 스쳐 지나는 존재라 생각하면, 오직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할 뿐 다른 것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자세를 배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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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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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향기를 전해주는 나무, 그처럼 우리들도 살 수 있다면 좋을 건데요. 향기 나는 사람이 되길 구해야 되리라 혼자 생각해 봅니다. 천리향을 만나면서.

    2020.03.11 09:3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정말 향이 멀리까지 날아간답니다. 스쳐지날 때 느껴지는 향이 무척 좋아서 요즘 자주 그 근처에 서 있어요. 답답해서 그런 거죠...^^

      2020.03.11 09:58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아.. 향이 그리 멀리까지 가는군요..
    향이 궁금해져요..
    근처에 자리한 집들은 좋겠어요..
    그 좋은 향을 맡을 수 있어요..^^

    2020.03.11 09: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시골이라 집이 뚝 떨어져 있어요...그래도 이맘때 방문하는 분들은 모두 천리향의 가치를 알아줘서 으쓱해한답니다...뿌리 잘 내려줘서 고맙죠^^

      2020.03.11 09:59
  • 파워블로그 키미스

    천리향, 이름도 꽃도 넘 이쁘네요~~*>_<*~/// 마당에 있는 꽃이랑 비슷해보이는데 맞는진 모르겠어요;; 파란자전거님 포스팅 보니 다시 봐야겠어요~ ㅎㅎ 맞다면 저도 그 향을 맡아볼 수 있음 넘 좋겠네요~ 파란자전거님~ 건강조심 또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보내셔요~*^^

    2020.03.11 10: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이름도 꽃도 예쁜데 독나무라고 하네요, eunbi 님이^^ 여름에 벌레 쫓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아침에 많이 추웠는데 지금 좀 풀리고 있어요. 키미스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3.12 09:29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