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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2

[도서] 모비 딕 2

허먼 멜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권을 다 읽었을 때 든 생각은 2권이 시작되면 거대한 고래 모비 딕이 등장하고 이때부터 조금 지루하게 읽었던 고래에 관한 내용대신 박진감 넘치는 추격이 시작 되겠거니 했다. 화자가 포경선 피쿼드 호의 유일한 생존자 이슈미얼이라고 했으니 선원들이 먼저 죽고 에이해브 선장이 모비 딕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끝 부분에서 길게 이어지겠다고도 짐작했다.

 

또 이 책은 고래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알고 싶은 내용을 백과사전에서 찾는 것보다 이 책에서 찾아 읽는 것이 덜 지루하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듯 해서다. 2권까지 다 읽은 지금 내 짐작은 빗나갔고, 생각도 달라졌다.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이야기는 독자를 붙들기 위한 장치 정도에 불과했다. 허먼 멜빌은 고래와 포경선, 바다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는, 지금 살아있는 모두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고래와 관련된 사람들의 필독서라고 한 것도 틀렸다. 모두의 필독서였으면 좋겠다.

 

다 읽기도 전에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다는 욕구가 무럭무럭 자라는 독서는 독특한 경험이다. 이 책은 꼭 순서를 따라 읽을 필요도 없었다. 내키는 대로 아무 장이나 펴놓고 읽다가 마음이 가닿는 문장에서 멈춘 뒤 작가 멜빌의 이야기를 곱씹으면 내가 지금껏 만나지 못한 세계가 펼쳐졌다.

 

150년 전 대서양으로 나온 피쿼드 호를 따라 멜빌의 바다를 쉬지 않고 흘러 다녔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한 걷기대회 같다. 부지런히 가는 사람도,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도 어차피 닿게 되는 목적지. 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높은 계획을 세우지만 죽음은 사정을 봐주며 천천히 오지 않는다. 독선적이며 광기를 보이던 에이해브 선장의 죽음과 피쿼드호 의 침몰은 느닷없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 길이 갑자기 끊어진 것처럼 소설은 끝이 나고 그 여운은 오래 남았다. 다시 읽을 때는 모비 딕을 찾기보다 멜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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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지루하지만, 한편으론 여유로운 인생이 거기에 있겠군요.

    2020.11.24 22: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네...하루에 열쪽씩 다시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는...그런 독서를 꿈꿔봅니다(정말 당장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2020.11.26 11:33
  • 파워블로그 블루

    아무 장이나 펼쳐 읽어도 되는 책인가요? ^^

    2020.11.25 11:1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백과사전 식으로 고래와 배에 관련된 내용을 짧게 나눠놓아서 그래도 될 거 같아요. 그 사이 사이 폭넓고 깊은 멜빌의 사상이 들어있어서 재독하렵니다. 오늘부터^^

      2020.11.26 11:3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