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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도서] 축복

정애리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탈렌트 정애리 님이 매일의 단상을 사진과 함께 페이스 북에 올려놓은 것을 가려 뽑은 책이다. 바쁜 중에도 주변의 사소한 모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남의 처지를 살피려고 애쓴 흔적들이기도 하다. 늘 현재의 생활에 감사를 하고 작은 것에 감동을 받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만하다.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지금까지 계속 연기자의 길을 걸으면서 자기 자신을 단련시켜온 사람. 남들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며 그 기쁨의 비밀을 먼저 깨달은 사람.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남의 아픔에 같이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의 심정이 글 속에서 보였다. 벽에 기대선 강아지풀을 보며 그림 같다고 하는 감성과 단풍이 든 감잎을 보며 삶에 대한 감사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차례 아프리카를 방문해서 가난하고 불행한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안아주려고 애쓰는 인정.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어디 한군데 흠잡을 곳 없이 고마운 사람의 글이고 사진이었다. 그 자신이 스스로 밝혔듯이 자신의 글을 통해 실의에 빠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힘을 얻게 되기를 바라며 자주 파이팅을 외쳐준다.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을 각오가 되어있다는 거다.


그런데 나는 왜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걸까. 작가가 아니니 자신의 글에 그렇게 큰 책임을 질 필요도 없고, 그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바랐을 뿐인데. 그것도 좋은 생각과 함께 힘내자는 메시지. 그러나 오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공연히 힘이 빠진다.


하필 오늘 왜 이 책을 읽었을까. 오늘은 이렇게 유명인들이 쓴 많은 책들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할 것 같다. 오늘 같은 날에는 톨스토이 정도는 읽었어야 했다. 아침에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구로다 나쓰코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는 75세로 최고령 수상자가 되기까지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할 만큼 일생을 글 쓰는 일로 살아왔다고 한다. 내 주변에도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정성, 그러면서도 쉽지 않은 출판의 길을 생각해서 일까. 예쁘게 잘 꾸며진 이 책이 마냥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을 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고 뒤표지에 나와 있다. 그것도 힘 빠지는 구절이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평생을 매달리는 사람이 있고, 한 권의 책으로 호구지책을 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차 여행을 떠나는 중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손 가는 데로 펴서 읽으면 좋겠다. 읽다가 창밖을 바라보며 저자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갸웃거리며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책. 책을 쓴 사람의 바람대로 누군가는 커다란 위로를 얻으며 힘을 얻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내가 이 예쁜 책을 읽으며 내 마음 안에 이렇게 허전한 공간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독서는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각자의 여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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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푸르미

    본업이 아닌데도 바쁜 일상에 책을 내시는 분들을 보면 참 놀라워요.
    글은 그래서 더 아름다우면서도 쓰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작은 표현 하나가 다른이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식상함을 주기도 하니까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는 작가분들의 역량은 참으로 마법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3.02.28 12:2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좋은 글들이고 예쁜 책이었는데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그랬나봐요.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아마 너무 피곤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2013.03.03 07:36
  • 파랑뉨

    이해가 돼요.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완전 공감해도 저는 와닿지 않는 경우들이 있으니 말이지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건 아닌지 잠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2013.02.28 13: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그러니 일단 책으로 펴낸 건 독자의 것이란 말이 맞지요...모두들 자신의 처지에 맞춰 책을 보니까요. 요즘 시골로 이사 중인데 한꺼번에 하는 포장이사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들여다놓고 정리하고 다시 나오는 이중 살림을 하다보니 조금 지치네요...아마 이사 끝나면 쓰러질 거 같아요^^

      2013.03.03 07:38
  • 활자중독

    저도 마지막 두 세단락에 공감이 가요... 연예인이라는 공인이 여는 봉사의 길이란 게, 특히 자전거님 말마따나 이 멋진 한권의 책으로 피는 사랑이라는 것도 전업작가들이나 작가지망생들 의 그 간절함과 긴 노고에 비하면 참으로 씁쓸한 농담같거든요.. 전 아직 비틀린 영혼 고쳐잡기 가 힘든 모양입니다. 그래도 연예인이라고 다 정애리 씨 같은 건 아니니 일단은 좋은 일 하는 그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013.03.01 23:1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제 주변에 책 한 권 내려고 몇년째 애쓰는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예쁜 책에다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처지가 너무 편해보여서 그랬던가봐요~ 정애리님은 개인적으로 저도 좋아하는 분이에요~ 늘 단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봉사하려는 마음이 아름다운 분이시죠....^^

      2013.03.03 07:4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