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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무명작가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스물여덟에 쓴 일곱 번째 소설인 이 책 “란 나는, 너를, 좋아했었다”를 책방꽃방님께로부터 받고 나서 펼치기까지 호기심과 걱정이 교차했다.


시작은 파란토끼13호님이었다. 예스블로거 중의 한 분인 필명 달님의 책들을 받게 되는 행운을 혼자 누리기 아깝다며 이 책을 독서를 좋아하는 이웃 분들과 돌려 읽기를 제안했었다. 정식으로 출간되지 않아서 지인들과 나눠보는 정도의 책으로 묻히기엔 아깝다는 안타까움이 나눠읽는다는 특별한 기획으로 이어졌고 그 줄에 손을 들었던 내게 책이 온 것이다.


이른 봄에 시작해서 여름을 건너지도 못하고 끝이 난 연애. 그 과정의 달달함과 쌉쌀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 민준은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란을 우연히 다시 만나 그땐 하지 못했던 연애를 시작한다. 란은 민준보다 두 살 위였기에 민준을 동생으로 생각했지만 민준은 란을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민준에게는 무뚝뚝한 섬사람인 아버지와 섬의 고립을 견디지 못해 도망간 어머니, 그리고 부모대신 자신을 돌봐준 이모에 대한 아픔이 있다. 이모는 휠체어에 앉아서 어린 민준을 돌봐주다가 삼년을 넘지 못하고 병으로 죽었다.


민준은 대학에서 동아리 선배로 만난 란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말도 못한 채 란이 다른 사람을 사귀자 자연스럽게 멀어졌었다. 란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말을 듣고, 민준 역시 사귀던 여자친구와 막 헤어진 때라서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다.


그러나 둘의 연애는 격렬하지도, 깊어지지도 못한 채 끝이 난다. 연애의 시작이 사소하듯이 이별 역시 커다란 사건 대신 작은 틈이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란은 민준을 남자로 보기보다 여전히 동생으로밖에 보지 못한 결과겠지만 민준 역시 란을 사랑하는 마음에 자신을 키워 준 이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섞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장편이라고 하기엔 짧은 이야기지만 민준이 들려주는 연애 이야기는 달콤하면서도 아련하다. 누구나 이런 연애를 꿈꾸기도 하고 지나오기도 하는 법이니까.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작품을 자체제작해서 지인들과 나눠읽는 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집중력과 끈기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없는 한 어렵다.


책을 출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보았다. 이렇게 자신이 쓴 글을 굳이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도 책으로 낼 수도 있었다. 작가가 아직 어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보이므로 앞으로 더 나은 책을 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진다. 스물여덟에 일곱 번째 책을 썼다면 이 작가가 마흔이 되면 어떤 책으로 사람들 앞에 서 있을지 궁금하다.


여기에서 머물지 말고 앞으로 나가 좋은 작가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을 얹어 다음 분에게 이 책을 보내야겠다. 책방꽃방님이 내게 주신 것처럼 나도 내 마음을 보태 드려야겠지...^^


* 책을 읽으면서 소제목에 소개된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을 찾아들었다. 스웨던세탁소를 알게 되어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역시 에피톤프로젝트의 음악에 젖어서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즐거움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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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키미스

    글에서 내용에서 아련함이 가득 묻어나오네요.^^ 나눠 읽기가 참 쉽지 않은데 모두 굉장하셔요.>.

    2013.07.29 17: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잘지내시죠? 더우니까 아무래도 활동이 뜸해지는 거 같아요. 얼른 찬바람 불어서 모두들 의욕찬 일상을 보내야할텐데요...잘 지내시고요^^

      2013.07.30 21:23
  • 파란토끼13호

    벌써 3주자까지 갔네요. 벌써 다읽으셨다면서요? 수고 하셨어요.

    2013.07.29 19: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토끼님의 마음씀이 크다는 걸 느꼈답니다. 계속 ,쭉~ 잘 부탁드립니다^^

      2013.07.30 21:24
  • writer 님은 젊은 사람의 감각을 고스란히 지니고 계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보고 계실 거라고 믿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런 젊은 감각이 빠지기 쉬운 글의 경박함에도 거리가 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전 개인적으로 writer 님의 작품을 세 편 읽어 봤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아려 오는 그 어떤 묵직함이 있었답니다.
    전 "소피"가 제일 좋았답니다.. ^^*

    2013.07.29 22:0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이야기하나님도 한 권 정도 이렇게 책으로 펴내면 어떨까 생각해봤답니다. 그게 좋은 계기가 될수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예스의 많은 이웃분들이 계시니 용기를 내보시지요...어떤가요?

      2013.07.30 21:26
    • 말씀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지만... 굳이 비유를 하자면...
      writer 님은 작은 배 한 척을 띄워 이제 막 강 하류를 지나 바다로 접어들려고 하고 계시고... 혹은 벌써 격랑을 목전에 두고 있으신 상태라고 여겨지고요... ㅋㅋㅋ.
      전 이제 겨우 행랑을 차려 배에 오르려 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쨉이 안 되지요... ^^*

      2013.07.31 08:0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