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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도서] 다른 남자

백영옥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났다. 백영옥 소설가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멋진 남자들을 만난 뒤에 자신의 눈에 담았던 그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인터뷰집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한 사람을 말하는 것은 자칫하면 오해를 낳을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 남자들은 그런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들이다. 오해 따위야 진즉에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이제 면역이 되어 별거 아니라는 투, 혹은 원체 다른 사람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뉘앙스도 슬며시 풍긴다.

 

인터뷰집에 실린 남자들은 김영하, 박웅현, 김창완, 강신주 네 사람만이 그 이름을 알고 있었고, 서천석, 조수용, 박상연 등 나머지 열 한 명의 이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하나 같이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갈 줄 아는 요즘 말로 상남자들이었다.

 

소설가 백영옥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듯하고 평탄한 길을 걷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곧고 넓은 길 대신 복잡하게 얽힌 좁은 골목길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성실한 이미지보다는 약간은 이단아 같은 느낌의 남자들을 집중적으로 인터뷰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좌충우돌, 삐뚤빼뚤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결국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무척 흥미로웠다. 그 첫 번째는 한 번뿐인 인생을 멋지게 살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하자는 거였다. 흔히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현재를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멋진 남자들을 하나같이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현재에 몰두하라고 권한다. 현재의 행복이 모여서 평생의 행복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오늘의 행복을 미래로 저축할 수는 없다는 거였다.

 

두 번째로는 불필요한 소통을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거였다. 나도 그렇지만 요즘은 스마트 폰에 묶여 사는 세대 같다. 한 번 들여다보면 시간을 훌쩍 잡아먹는 시간도둑과도 같은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에 조금은 무심해 지려는 노력이 이들의 공통점을 보탰다.

 

또 하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거였다. 이들은 시간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깨닫고 그 시간을 금보다 더 귀하게 여기고 있었다.

 

시간은 저에게 모든 것이에요.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변화도 결국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사람과의 인연도 어떤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에 저는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자 우리의 많은 것들을 설명해주는 게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어디에 시간을 많이 쓰는지가 보여주는 것이지, 내가 설명한다고 해서 나를 보여주는 건 아니거든요. (정신과 의사 서천석)

 

시간은 이제 가장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어요. 아껴 써야죠. (소설가 김영하)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준 사람은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권일용이다. 온갖 형태의 범죄를 보고, 수많은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한 사람의 입에서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한 부분을 읽을 땐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아름답지 않으면 뭐가 아름답겠습니까. 인간이기 때문에 꽃이 화사하고 아름다워 보이지, 꽃이 아름답게 피려고 했겠어요? 그걸 보는 인간이 그렇게 느끼기 때문이죠. 노래방 18번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예요.

 

책을 읽고 난 후, 우리 사회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별나게 살아온 사람들이 의외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의외였다. 결국 이들이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인 인생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잘 살자는 거였다. 어느 날 문득 내게도 같은 질문들이 쏟아진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내 삶을 한 번 더듬어 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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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현재를 열심하고 즐길 수 있음도 용기가 필요하지 싶어요. 일단은 밥벌이가 되는 상황이라면 부담이 적어서 용기를 내기도 쉽겠지만요.

    2014.08.26 14:0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ㅎ 쉽지않은 밥벌이가 발목을 잡을 때가 많지요...저도 요즘 거의 전업 주부 상태인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답니다...^^우선은 즐겁게 쉬려고 하는데 스스로 눈치가 보이네요^^;;;

      2014.08.26 22:14
  • 파워블로그 키미스

    파란자전거님의 글을 통해 또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시간인데 말이지요.^^;;

    2014.08.26 17: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가장 귀한 시간을 공평하게 갖고 있다는 거에 위로를 받고 있어요...키미스님도 소중한 시간을 아름답게 잘 쓰시길요^^

      2014.08.26 22:1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