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무래도 싫은 사람

[도서] 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글,그림/박정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요즘 인기 있는 이 만화시리즈는 배경이 생략된 채 그려져 있어 등장인물의 행동에 집중하게 만든다.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는 만화가이기보다는 수필가에 더 적합해 보인다. 저자가 그려낸 책들은 제목부터 가슴을 쿡 찌르며 읽는 이의 공감을 얻어낸다.

 

나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어지간하면 좋은 쪽으로 생각함으로써 내 속에 짜증이 쌓이지 않게끔 하고, 타인과의 다툼을 피한다. 하지만 내게도 싫은 사람이 있다. 지금 당장 두 사람이 떠오르는데 꽤 오래 전부터 이 사람들은 내게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사람 사이는 상대적이어서 이 사람들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다 친척이어서 안 볼 수는 없다. 나는 왜 이 두사람이 싫을까. 내가 그동안 생각해 온것은 어딘지 모르게 나와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한사코 억누르고 있는 나의 본성을 이 사람들의 행동에서 보고, 그것이 마치 내 치부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불편해서 싫어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30대 독신 여성 둘이다. 둘 다 싫은 사람이 가까이 있고 그 사람은 매일 만나야 하는 직장 동료다. 수짱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싫어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싫은 감정을 누르기 바쁘다. 수짱이 이 감정을 피하는 방법은 목욕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다. 수짱은 그동안 열심히 일한 덕분에 카페 점장이 되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어서 어지간한 경우는 대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편이다. 최근에 사장 조카라는 무카이 씨가 정사원으로 발령이 나서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무카이 씨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험담하고 불평을 일삼으면서도 막상 그 당사자 앞에서는 이런 마음을 숨긴 채 상대의 환심을 사려는 이중적인 사람이다. 또 유독 수짱에게는 결코 의도하지 않았다는 듯 무심하게 상처주는 말을 한다. 수짱이 반박이라도 하려고 하면 뜨악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농담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수짱을 속좁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수짱은 생각 끝에 이직을 결정했다.

 

수짱의 사촌 여동생 아카네에게도 싫은 사람이 한 명 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선배인데 남에게 자신의 일을 잘  미룬다.  월차는늘  공휴일과 껴서 사용하고 자신이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행동한다. 아카네는 이런 동료가 보기 싫어서 결혼을 도피삼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한다. 이때 남자친구는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게 됐다면 프로포즈를 해온다. 30살이 되도록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고, 여동생이 먼저 결혼준비를 하고 맞벌이를 원하는 남자친구가 있는 현실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는 아카네. 그녀는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들으며 주변의 상황에 등 떠밀려 하게 되는 결혼을 마다한다. 2년후면 돌아올 남자친구에게 그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그전까지는 참기만 했던 남자친구의 단점까지 이야기한다. 결혼상대자로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한 남자친구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거슬렸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남자친구의 습관이었다. 남자친구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아카네의 모습은 멋져보인다. 아마 직장에서도 전처럼 동료의 밀린 일을 대신하거나 불만투성이면서도 내색없이 부당하게 맡겨지는 일들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짱과 아카네. 두 사람이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상대하는 모습은 다르다. 수짱은 이직을 해서 그 사람에게서 벗어났고, 아카네는 자신의 행동을 고쳤다. 수짱과 아카네의 경우처럼 다른 사람을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자신이 더 괴로운 일이다.  마스다 미리는 그런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내 탓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 때문이라고 힘 주어 말한다.  다시 나의 이야기로 돌아와본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나 자신에게 고통을 준다. 평소 주위 사람들에 비해 많은 책을 읽는다고 자부했지만 이 자부심조차 한 순간에 꺼뜨려버리는 것이 '아무래도 싫은 사람'들이다. 책만 많이 읽으면 뭐하나, 가까운 사람 하나 너그럽게 품어내지 못하면서. 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나 스스로 내가 못났다고 자책하게 된다. 이런 내게 마스다 미리는 이제 그만 전전긍긍하고 주눅든 자신을 일으켜 세워보라고조언해주고 있다, 아카네처럼.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6

댓글쓰기
  • 등대

    좋은 글이고 생각하게 하는 리뷰입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들이 있을거에요

    2016.06.11 17: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저도 진행형이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격려 되는 덧글 남겨주셔서요^^

      2016.06.13 14:36
  • 파워블로그 키미스

    파란자전거님도 읽으셨네요. 정말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닌데 그렇다고 그런 마음을 잘 다스리려니 것두 참 쉽지가 않달까요;( '');; 그래도 그러려고 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2016.06.12 23: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정곡을 찌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책이 좋더라고요.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덮고나서는 생각할 거리를 주는...잘 지내시죠?^^

      2016.06.13 14:37
  • 파워블로그 블루

    아무래도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서로 불편하더라고요.
    하루종일 같이 근무해야 하는 근무지에서의 불편함은 수짱처럼 피하거나 대놓고 얘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거예요.
    아카네가 대처하는 게 마음에 드네요. ^^

    2016.06.15 17: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저도 아카네처럼 하고 싶고,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데...그러고나면 후폭풍이 있더라고요^^;;; 마음을 비우고 지혜롭게 지내고 싶습니다^^

      2016.06.19 21:3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