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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속편

[도서] 내 누나 속편

마스다 미리 글,그림/박정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내리사랑이라고, 다섯 남매로 자라면서 언니와 오빠에겐 덤덤하지만 하나뿐인 동생에게는 애정이 남다르다. 서로가 결혼한 이후론 전화통화도 잘 하지 않지만 마음의 정만은 변하지 않는다. 가끔 올케와 집안일로 연락하고, 친정에서 동생을 만나면 별스럽지 않은 몇마디 이야기를 나눌 뿐이지만 눈길은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안보일만큼 동생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언니, 오빠와는 그럭저럭 잘 지낸 것 같은데 세 살 터울인 남동생과는 아주 치열하게 싸우며 자랐다. 누나 대접을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동생 부리듯 제고집을 꺾지 않은 것은 막내라고 유난히 감쌌던 부모님 힘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생각해보면 내가 좀더 마음이 넓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탓이 컸던 것 같다. 동생과 티격태격 다투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지하루처럼 동생에게 힘이 돼주는 좋은 누나가 되고 싶다.

 

현실적으로 이렇게 소통이 되는 남매가 있을까 싶을 만큼 이상적인 남매 이야기를 만화로 담아놓은 책을 만났다. 30대인 누나 지하루와 20대 초보 직장인 준페이의 이야기다. 부모님이 안계신 집에 두 남매만 살고 있다. "나 왔어" 늘 이렇게 인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평범해보인다. 하지만 이 평범한 이야기가 책을 다 읽고난 후에는 마치 신기루처럼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왜 이렇게 평범하게 사는 일이 어려울까. 누나는 동생에게 솔직하면서도 현명한 조언을 해주며 동생을 리드한다. 동생은 누나를 통해 여자에 대해 알아가면서 환상대신 현실을 보게 된다. 

 

두 남매가 주로 나누는 주제는 연애 이야기다. 누나는 삼십대 답게 연애의 고수냄새를 풍긴다. 애인이 있으면서도 다른 만남을 피하지 않고,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노련한 모습이다. 남동생은 반대로 아직 사귀는 여자가 없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곧두세우며 초보직장인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 이야기 하는 남매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 이렇게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면서 서로에 대해 정직한 대답을 해주는 남매가 정말 있을까 싶을 만큼 이상적인 모습이다. 누나는 약간 깐죽거리면서 동생을 놀리고 있지만 실은 동생의 감정을 잘 파악해서 우울할 때는 기분을 올려주고, 동생이 조금 우쭐할 때면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동생은 누나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속물적 행동에 어이 없을 때도 많지만 대부분 겉으로 내색하는 대신 속으로만 생각하는 진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끔씩 보여주는 누나의 진지한 모습에서 역시 누나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 집에 이렇게 상담사 같은 누나가  살고 있다면 고민의 무게가 많이 덜어질 것이다.

 

제목은 "내 누나"지만 누나인 지하루를 통해 여자의 세심한 감정을 공부한다는 느낌을 가졌다. 여자가 머리를 잘랐을 때 듣고 싶은 말은 '머리 잘랐네!'가 아니라 '예쁘네!'라는 것, 예쁘다는 말과 살을 빼겠다는 말은 여자의 호흡과 마찬가지라는 것,  여자가 발휘하는 여러 가지 연애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단 것을 좋아하고, 여러 남자와 테이트를 즐기고, 늘 살 빼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인생에서 운과 노력 중에서 뭐가 더 중요한가 물었을 때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노력'이라고 대답할 줄 아는 멋진 누나.  동생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왔을 때 진지하게 동생의 말을 들어주고, 멋지다는 말로 마무리 해줄줄 아는 누나.  남동생이 어떤 질문을 해도 명쾌하게 대답해 줄줄 아는 누나는 정말 멋진 누나가 아닐까.

 

이런 누나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마지막에 다시 태어나도 같은 남매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지하루에게 준페이는 자신이 오빠가 되고 싶다는 대답을 한다.  남자들은 아무래도 사랑스런 여동생에 대한 로망이 있기도 하고, 자신이 누나에게 받았던 것처럼 누나에게 잘 되돌려주고 싶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마스다 미리 작가는 수짱 시리즈를 통해 만났다. 간결한 그림과 글, 정곡을 전달하는 능력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이번 남매 이야기도 작가의 능력이 잘 발휘된, 재미있으면서 공감의 박수를 치게 만드는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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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샨티샨티

    마스다 미리 작가의 시리즈는 간명한 그림과 글 속에 따뜻함을 담고 있어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자식들이 부산에서 함께 지내는데 무탈하게 지내는 게 어려운 모양입니다. 둘이 늘 싸우고 전화로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이 또한 둘이 화합하는 과정일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바랍니다.

    2017.04.13 11: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둘이 늘 싸우고, 하소연 하고...에 저도 모르게 움찔 했어요. ^^ 저도 그렇거든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늘 말합니다. 좋을 땐 연락 안하더라고요~~ㅎㅎ 미처 생각못했는데 다음에 아들이 집에 오면 이 책을 챙겨줘야겠어요... 아이들이 집 떠나서 우리집 아이 아닌 것처럼 행동할 때면 너무 속상하죠. 애들은 아무래도 전생에 큰 빚쟁이 인 거 같습니다^^;;;;

      2017.04.14 09:25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림체도 둥글둥글?하고 담긴 내용은 한마디도 흘려들을 수 없는 내용이어서 저도 마스다 미리 작가의 책은 종종 만나보고 있어요. 남동생은 없지만; 이 책도 재밌을 것 같네요. ^^

    2017.04.15 18:4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한 마디로 "공감"할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이번책은 남매이야기였는데 부러울 따름이었답니다.이토록 소통이 잘 되다니...^^

      2017.04.18 09:2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