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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도서]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나가누마 무츠오 저/이정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나가누마 무츠오. 홍익출판사.

 이래 보여도 꽤 예민하다. 무슨 일이 터지면 전전긍긍,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름만 불려도 깜짝 놀란다. 뭔가 잘못되면 어쩐지 내 탓 같다.
 그런 게 참 싫어서, 회사에서 개최한 정신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결론만 말하면 시간 낭비였다.

 이야기에 거의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과정보다 결과를 찾는데 더 치중했다. 그렇다고 그 결괏값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다. 상담 서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결론이었을 뿐이다.
 본인도 인정했다시피, 30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리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그냥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대부분 정확하지도 않을 결론을 듣기 위해 찾아간 건 아닐 터였다. 30분 만에 한 사람의 정신 건강을 완벽하게 진단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드물 테니. 그냥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 할 사람이 필요했을 터다. 이왕이면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보다 어려 보이는 의사. 정식 의사는 되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였기에, 그의 경험 쌓기에 이용당한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왕 돈 써서 할 거면, 충분한 경력이 쌓인 사람을, 하루 동안 제대로 봉사할 마음가짐인 사람을 데려오면 좋겠다.
 아니면 아직 미숙한 사람의 경력 쌓기 용도니, 그를 감안하고 와달라고 미리 안내를 해주든지. 하여튼 두고두고 생각해도 실망스럽다. 그래. 회사에서 하는 게 다 그렇지, 이런 기분마저 들 정도로.

 하여튼. 예민하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민감해하고, 희미한 빛에도 민감해한다. 사람으로 빼곡한 사무실이 부담스러워서, 점심은 여간하면 혼자 먹을 정도.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인간 관계를 어떻게 해야 잘 쌓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왜 잘 쌓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승진 기회도 딱히 없는데, 승진 그거 하겠다고 꼭 아등바등해야 하나. 직장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걸 절대로 누리면서 대충 살면 안 될까.

 고로 마음 정리할 겸 읽은 책인데. 어째 읽다보니 나는 사실 전혀 예민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마저 들어 버렸다. 이 책을 보다보면 왜 저렇게 힘들게 살지, 딱 이런 기분이 든다. 저 정도면 ‘성격이 민감해요’ 이 차원을 넘어서서, 정신병원에서 진지하게 상담받아야 할 것 같았다. 일상생활 되나요.

 종류별로 민감함을 나누고, 그 민감함에 대한 대책을 적은 책. 유형별로 적혀 있기에 그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은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다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받은 30분의 상담만큼이나 공허하다. 개인을 위한 진단이 아니라, 그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을 뭉뚱그린 진단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도움을 받고 싶다면 제대로 상담을 받아보기 바란다. 경력을 제대로 쌓은 ‘전문가’에게.

 예민함을 축복으로 포장하는 책이 많지만, 사실 예민함은 전혀 축복이 아니다. 사실 가장 좋은 건 적당한 둔감함과 함께, 매사에 거리 두고 지내는 것이다. 희노애락에서 전부 자유로울 수는 없더라도 적당히 자유로울 수 있는 게 최고다.
 부디. 예민한 당신이 예민함을 누그러뜨리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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