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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아지트

[도서] 나의 캠핑 아지트

서승범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텐트 치고 바다에서 게를 잡거나, 강 근처에서 4박 5일이고 물놀이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다, 나 어린시절의 이야기인데, 야영이라며 다녔던 것이 요즘은 캠핑하러간다는 말로 바뀐 것 같다. 코로나19와 함께 급부상한 캠핑은 요새 유튜브고, 인스타, 매거진에 단골로 등장하는 바이러스 시대의 히든템이다.

실내는 안된다고? 그럼 자연으로!

이 시대의 주문인냥, 주말 도심지 야외 캠핑장은 예약이 꽉 차 한 자리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럴땐, 모두들 가는 캠핑장이 아닌 나만의 장소가 필요하다. 서승범 작가님이 말하는 나의 캠핑 아지트가 필요한 때랄까?
궁금했다. 프로 캠핑러 작가님은 어디로 가는지.

캠핑 대체 그게 뭔데? 싶어 한 번 나서 보았다. 주말은 붐비기에(예약마감) 평일 하루를 이용해 텐트와 장비들을 싣고 떠났다.



강이 보이고, 너른 잔디광장에 맑은 하늘.

<캠핑은 졸속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대부분 졸속은 문제의 화근이지만 캠핑은, 나아가 취미생활은 그렇지 않다. 어설프지만 빠르다는 뜻의 졸속은 <손자병법>에 등장한다. 전쟁 질질 끌어 좋을 것 없으니 준비가 다소 미흡해도 기회가 적당하면 전쟁을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라고 손자 선생은 충고했다.

캠핑도 마찬가지 아닐까.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연을 즐기는 것이지 그리들에 고기를 굽는 것이 아니다. 형편 되고 여유 되면 즐길 것들이 시작의 발목을 붙잡아서는 안 된다. 장비란 중복 투자를 피해 한 방에 좋은 걸 사야한다는 말도 맞지만, 좋은 게 뭔지는 경험해봐야 안다. p21>

졸속으로 시작해도 좋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나섰지만, 역시 만만찮은 자연 속 집짓기였다.

도심지에서는 별로 맞을 일 없는 강바람에 몇 번이고 휘청이던 폴대를 잡아서 겨우겨우 텐트를 세웠다.

이전에 자연휴양림에 아이와 단 둘이 1박을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서 후다닥 조립할 줄 알았더니, 야외캠핑장은 그 급이 달랐다.

작가님 역시 이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캠핑을 처음 하는 이들은 내게 뭔가 대단한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캠핑이라는 게 밖에 나와서 먹고 자고 하는 거라 집에서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텐트를 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거야 서너 번 쳐보면 누구나 다 하는 거고, 불을 잘 다뤄야 하는데 그것도 가솔린 스토브 쓸 때 이야기지 요즘엔 가서 스토브가 화력도 편리성도 좋아져서 누구나 다룰 수 있다. 처음 보는 장비의 신기함은 곧 몇 번 지나 무뎌진다. 사실 그때 나도 그랬다. 나도 대단한 걸 알지 못하고, 안다 한들 초보자에게 뭘 얼마나 알려주겠는가. 계속 할 것도 아니고 일로 나온 캠핑인데, 결정적으로 휴양림은 대단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편하고 안전하다.p28>

캠핑 입문자라면,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과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땅에 못질을 해서 고정핀(페그)을 박는 것이 꽤 난도를 요하는 작업인데, 자연 휴양림의 경우 캠핑사이트인 데크에는 고정핀을 연결하는 곳이 다 마련되어 있다. 캠핑의 첫 시작인 텐트세우기에서 좀 더 수월한 시작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란 말이다.

실질적인 캠핑러의 조언이 와닿는 부분이었다. (야외캠핑장이라면, 바람없는 날을 택해보세요(소근))


사실 오전에 챙겨 나선 캠핑의 목표는 점심, 저녁도 해먹고, 강변에서 연도 날리고, 텐트 안에서 할리갈리도 한 판, 모닥불(공식으로 나무를 땔 수 있는 야영장이었음)에 불멍하며 고구마 구워먹기. 라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는데, 바람에 맞서 텐트를 치고 겨우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데 체력과 시간을 거의 다 써버렸다.

우리 계획을 들었던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으리라.
"고작 텐트세우고 밥해먹으려고 거기까지 간거야?"

작가님 역시 비슷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고작 라면 끼적거리겠다고 거기까지 갔냐?"

이런 힐난이 가능하겠으나 그렇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렇다. 그런 곳에서는 사소한 어떤 것도 소중해진다.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커피 내린 컵을 손에 쥐고 모닥불 오도카니 바라보는 것,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장작이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는 것, 바람에 춤추던 화염이 끝내 샛별처럼 반짝이다 무채색의 재가 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 바람이 관목 흔드는 소리를 듣고 가끔 저 멀리 골짜기 안에서 개가 짖는 소리에 살짝 놀라는 것, 어디까지가 뭍이고 어디까지가 물인지 어디가 산줄기고 어디가 밤하늘인지 가만히 살피는 것, 그래서 커피가 게이샤 원두가 아니어도 스피커가 뱅앤올룹슨이 아니어도 텐트가 힐레베르그나 블랙다이아몬드가 아니어도 그 모든 차이가 사소해지는 것, 그냥 내가 그 공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흐뭇해하는 것, 날이 밝으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간혹 이 공간과 시간이 생겨날 거라는 걸 잠깐 생각해 보는 것..(중략)p39>

사실은 점심을 해먹고 정리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장작을 피우고, 곁에서 다시 저녁을 준비하면서 집에서나 밖에서나 삼시세끼의 늪에선 벗어날 수가 없구나 조용히 탄식했다. 그러나 집의 공기와는 차원이 다름을 느꼈다. 캠핑장에서 한끼가 좀 더 숭고하게 다가왔달까.

이래서들 싸 짊어지고 캠핑을 오는구나 하면서 장작 화덕을 바라보았다. 이런 걸 불멍이라고 하던가. 불보며 멍때리다 보면, 어느새 사위가 어둠에 잠기고, 우리 텐트 앞의 모닥불만 환히 반경 1m를 밝히고 있다. 생각은 불꽃에 모두 타 사라지는 듯 무념무상의 상태가 이어진다.



<캠핑에 모범답안 따위는 없다. 그러니 남 한다고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런저런 좌충우돌과 해프닝 속에서 나만의 캠핑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손에 잡히지 않아도 천천히 찾고 만들면서 다듬는게 맞다. 그래야 즐겁고 그래야 오래 한다. 보이고 잡힌다고 남 따라 하면 하면서 괴롭고 하고 나서 지친다. 아이들과 함께 의무로 시작한 캠핑이 아이들 바빠지면 시들해지는 건 그래서다. 좋아하는 것과 캠핑을 엮으면 답을 찾는 게 조금은 쉬워질 것이다. 생두를 볶든, 레고를 맞추든, 베토벤을 듣든, 숟가락을 깎든, 낮잠을 자든, 멍을 때리든... 뭐, 더 필요하신지. p137>

짧게나마 다른 세계에 잠시 발을 디딘 기분이다.

일상 속의 비일상적 경험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넓은 허허벌판위에 캠핑장이라고 이름달고 있는 곳에 모닥불을 피우고 앉아 있다보니,

해가 저물고, 조용히 백팩을 메고 나타나는 사람, 차를 끌고 들어와 헤드라이트를 조명삼아 혼자 텐트를 짓는 사람, 리어카에 물품을 가득 싣고 나타난 옆 자리 중학생 아들과 아버지(낮에 텐트를 쳐놓고는 사라졌던 팀),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 멋진 인디언 텐트를 쳤던 청년들은 10시가 되자, 신데렐라 12시 종소리 맞춰 귀가하듯 텐트를 철수하고 웨건에 모든 물품들을 싣고 사라졌다. 이 모든 광경이 한 여름밤의 꿈처럼 느껴졌다.

저 자리에 누군가가 솥을 걸고 밥을 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암흑만이 가득했다.

먼 여행은 모두가 발이 묶인 시대다. 캠핑, 어렵다면 휴양림 캠핑이라도. 어디라도 넓은 공터에 텐트 한 동이면 멋진 야영, 아니 캠핑이 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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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어클럽

    더오드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따뜻한 겨울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1.01.21 11:38 댓글쓰기
    • 더오드

      리뷰어님 따뜻한 덧글 감사합니다!

      2021.01.21 16:13
  • 리뷰어클럽

    더오드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따뜻한 겨울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1.01.21 11:38 댓글쓰기
    • 더오드

      리뷰어님 따뜻한 덧글 감사합니다!

      2021.01.21 16:1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