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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스페이스

[도서] 힐링 스페이스

에스더 M. 스턴버그 저/서영조 역/정재승 감수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살짝 복잡하며,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서 도전적이며 흥미롭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그래서 찬찬히 읽기를 권한다, 우리가 삶을 음미할 때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힐링 스페이스>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이 책은 치유, 그리고 공간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루어진다. 그럼, 저자가 말하는 치유란 무엇일까?


어떤 방법으로 치유를 하든 간에 치유란 신체를 균형잡힌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사실 치유는 늘 진행 중이다. 하루 24시간, 매 순간 알게 모르게 치유가 이루어진다. 살아가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은 우리가 자신의 모든 행동과 외부의 모든 자극에 흔들리고 상처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모욕을 겪을 때마다 치유하지 못하면 우리는 결국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치유는 마치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려는 것과 같다. 같은 자리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한 걸음씩 올라가야 한다. 건강이 바로 그 자리이고, 치유는 그 자리에 머물기 위해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는 행진이다(57-58쪽)


과학자의 글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삶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에세이 작가의 글처럼 느껴진다. 책의 시작도 저자에게 깊은 정서적 체험을 느끼게 했던 공간들과 관련된 추억을 나누며 독자들에게도 그런 시간들을 떠올려볼 기회를 준다. 이렇듯 우리가 경험으로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을 보여주며 그 원리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이 책은 위에서 “하루 24시간, 매 순간 알게 모르게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했듯, 치유를 겪는 인간에 대해 전방위적인 접근을 한다.


건축과 공간이 인간의 뇌와 마음에 끼치는 영향을 유전자 수준에서 몸 전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친절하면서도 폭넓게 소개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얻은 최신 신경건축학 연구 결과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삶을 영위해야 행복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정재승 교수 추천의 글에서)


위의 소개에 언급된 것처럼 이 책 안에는 아주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있다. 생소한 용어들과 연구자들의 수많은 이름, 광범위한 연구 결과들과 낯선 장소들이 이어지지만, 고대 문명, 신화, 명상 기법, 기적 등의 이야기와 인간의 행복을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까지 씨줄, 날줄로 얽혀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가게 된다. 언뜻 보면 미로 같은 인상을 주지만, 시작이 있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면 끝이 있으니 치유의 힘을 지닌 미궁에 더 가까울 것이다.(미로와 미궁의 차이는 책 184)


개인적으로 이 책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여겨지는 몇 부분을 인용해본다.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33쪽)


미궁은 우리를 그 안으로 끌어들여 조용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단 하나의 길로 이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유는 미궁에 들어가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고 자기 앞에 있는 길과 내면의 생각에만 주의를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길을 따라가노라면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처럼 미궁에 들어가는 의식에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특성이 있다. (191쪽)


(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자기가 설계한 건물들이 통상적인 기대를 따르지 않으므로 불안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며, 그래서 자신이 난간이라 부르는 요소를 포함시킨다고 했다. 여기서 난간이란 차분한 외부 풍경이나 건물 내부의 안정적인 준거지점을 참고해서 자신의 위치를 알게 해주는 특징을 가리킨다. 그가 이런 장치를 떠올린 건 순전히 본능적이었다. 그런 요소는 건물이 유발하는 불안감을 최소화했고, 보는 이의 반응을 불편함에서 흥미로움으로 바꿔주었다. (221쪽)


신경과학과 기술의 접점에서 흥미로운 영역 하나가 새롭게 생겨나서 발전하고 있다. 사람이 공간을 지각하는 방식, 그리고 건강할 때와 아플 때 각각 공간에서 움직이는 방식을 고려해서 병원 설계를 개선하는 영역이다. (381쪽)


그리고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 내지 설명들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케모카인이란?

소리는 어떻게 감정이 되는가?

동방박사가 유향과 몰약을 선물한 이유는?

매월 두 번 미궁이 바닥이 펼쳐지는 병원은?

루르드에서 일어나는 기적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부부싸움을 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염병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로 일어나는 자연의 파괴로 인해 자연 재해들의 규모가 커지고 인수공통 감염병이 늘어나는 상황은 결국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상의 위치를 바꿔 보았다. 폭이 50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창문이지만 책상을 가능한 창문에 가깝게 옮겨 좀 더 넓은 풍경을 보고 건물 아래 나무들도 볼 수 있게 되니 생활의 방식이 조금씩 바뀌어 감을 체감하고 있다. “시간을 조금씩 내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있는 장소와 그 장소가 우리 내면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인식해야 한다(32)”는 저자의 바람이 이런 변화를 원하는 것이리라.


미궁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한다. 아래 미궁을 손가락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오면 어떨까? 화살표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정말 편안해지는 느낌이 드는가?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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