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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 靈地巡禮

[도서] 조용헌의 영지순례 靈地巡禮

조용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몇 년 전 혼자 떠난 전주 여행에서 머문 게스트하우스는 명상을 오래 해 온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쌀쌀한 저녁, 난롯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도 나에게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힘을 주는 말씀을 들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 어떤 마음의 상태로 살아가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작년 말부터 새해 연휴인 오늘까지 내 방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 상태'를 살피다보니- 이 책은 그런 힘이 있다-  마치 그 난롯가의 저녁 시간으로 되돌아간 듯 했다, 그리고 이번엔 마음공부를 하는 부부 대신 이 책의 저자가 책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말과 기운을 나누고 들려주었다.

 

[뒷표지의 글:

휴대폰만 충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기분좋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우리도 충전이 필요하다.

영지순례를 통해 원활하게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흔히 명당(明堂)이라고 하는 영지(靈地)는 음과 양이 조화로워 특별한 에너지가 솟는 곳으로 이러한 공간에 머물면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몸속으로들어와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고, 자기정화가 일어나며, 분노가 사라진다고 한다. 책에 의하면 한반도는 영지가 가득해 신라 말기 도선 국사는 전국에 3,600군데 명당이 있다고 설파했다고 하며 그중 저자와 인연 닿은 곳들을 신령의 땅, 치유의 땅, 구원의 땅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장소에 얽힌 역사적 일화들과 설명, 장엄한 풍광 사진과 세부컷들, 옛 그림들과 구지회님의 여백의 미와 상징성 가득한 그림들을 통해 각 장소를 깊이 음미하다 보면 어느 새 그곳에 직접 가있는 듯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가야산 해인사가 멀리 보인다.]

 

[지리산 영랑대- 첩첩산중에 놓인 신라시대 인공도로]

 

가로가 넓은 판형의 책 양페이지를 가로질러 가득 담긴 풍광 사진들은 직접 가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높은 곳에서 찍은 듯 하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느낌마저 드는 사진들만 찬찬히 바라보고 있어도 등줄기가 기분좋게 시원해지기도 했다. 

 

[월정사 사진과 단원 김홍도가 그린 월정사]

이렇게 사진과 옛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내가 완전히 나 자신이 되었을 때는 언제인가

- 책의 목차 다음에 나오는 질문. 책을 읽으며 답을 찾고자 하게 된다.]

 

["형체도 없는 ()"는 이 책에도 배어 있어서 독자에게 전달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어서 책을 받고 가장 먼저 읽은 두 곳이 있는데 책에서는 치유의 땅으로 소개되고 있었고, 그 분류가 내 경험에 비추어 신기하게도 부합하는 느낌이었다.

 

 

#1. 십승지

예전 한 워크샵에서 만난 청년은 사무실까지 얻어서 십승지를 찾는 일에 전념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십승지를 찾는 것이 본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열정을 갖고 헌신하는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부러웠는데, 이 책의 목차에 십승지가 있어 그 청년이 다시 떠올랐다.

 

[일부 보이는 사진은 십승지 중 하나인 '남원 운봉' 입구]

 

국가가 백성을 제대로 보호해 준 적이 없어서 각자도생의 경험을 모은 <정감록>과 같은 비결서가 나오고 ‘10군데의 아주 좋은 피난 터라는 뜻의 십승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한다. 전쟁, 기근, 역병의 삼재를 피해 살아남고 생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인 십승지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 “외부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하는데, 비결서마다 주장하는 곳이 약간씩 다르다고 한다. 내가 만났던 청년도 전해지는 십승지의 위치가 책마다 다르고 옛날과 여건이 달라진 까닭에 직접 찾아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 것이 기억났다.

책에도 나오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지금, 안전한 곳은 집밖에 없을까? 청년이 확인한 현대의 십승지는 어디인지 우연히라도 그를 만나게 되면 물어보고 싶다.

 

#2. 운길산 수종사 

[동방의 절 중 제일가는 전망, 수종사에서 마음을 씻다

- 영지는 기운과 함께 풍광이 수려하다고 한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사람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주말 내내 출근한 대가로 평일 오후에 좀 일찍 퇴근할 수 있었던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동생 따라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그리고 30여분 걸어서 방문했던 운길산 수종사. 당시 동생은 취업 준비하면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었고, 나는 주말도 없이 일하던 때라 마음이 좀 피폐하기도 했고 허하기도 했었다. 그저 바람 쐬고 싶다는 생각에 나선 길이었는데, 절 마당에 가만히 서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 사람이 떠올랐다. 당시 그 이로 인해 내 마음이 무척 아팠었는데, 뜬금없이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법당에 들어가 108배를 하며(나는 모태 천주교 신자이지만...)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고,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었다. 그곳에 어떤 힘이 있기에 내 마음에 그런 변화를 일으켰는지 궁금했는데, 목차에서 “2장 치유의 땅- 그곳에 가면 슬프지 않다를 보며 , 그런 곳이구나!”했다.

인간을 치유하는 힘이 있는 장엄한 광경은 호수도 아니고, 바다도 아니고, 흘러가는 강물을 보는 것이라고 하는데, 수종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줄기의 물길이 합져지는 광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멈추지 않고 흐르는 우리의 삶을 느끼고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고 하니 수종사에서의 나의 경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산티아고 길이 알려지기 전, 생장에서 시작하는 길을 완주했던 한 프랑스인 친구를 통해 그 길을 알게 된 후, 직접 걷고자 3번 준비했지만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가지 못한 이유를 보면 정말 운명의 힘이라도 있는 느낌이 든다. 2020년 여름을 예상했던 3번째 준비는 코로나19로 무산되었고, 현 상황을 감안하면 4번째 시도는 언제가 될 지도 모르겠기에 마음 한 구석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걸어야 하는 길이 꼭 산티아고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곳, “인간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대자연의 에너지를 맛보고 나와 타인, 세상사에 대한 너그러움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어느 곳을 가느냐보다 그 곳에 가고자 하는 이유를 알고, 어떤 마음 상태로 그 곳에 머물러 존재하는가니까... 

그리고 모두를 위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지금은, 이 책과 함께 머무는 것으로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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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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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이하라

    오리아가님 우수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해에 꼭 읽고 싶은 신간으로 점찍은 책인데 리뷰로 보니 좋았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21.01.08 13:2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오리 아가

      고맙습니다. 책 참 좋았어요. 이하라님께서도 이 책 읽으시면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구요. ^^

      2021.01.09 12:24
  • 예스블로그 예스블로그

    오리아가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따뜻한 겨울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1.01.08 13:5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오리 아가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가득한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2021.01.09 12:25
  • 파워블로그 산바람

    우수리뷰 선정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21.01.08 18:3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오리 아가

      산바람님, 고맙습니다. 멋진 닉네임이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01.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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