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럴 줄 알았어'라며 불행 울타리를 두르고 나를 가둔 모든 청춘들이 떠오른다. 사전적 의미의 어른이 된 후,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른인 척 해야 했다. 몇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는 여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어떤 일에도 의연해지지 않는다. 상처는 계속되고 나를 다치게 하는 사람, 환경은 지속될 것이다. 그 순간에 나를 소모시키지 않으려면, 나를 살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채고 그 무엇을 열렬히 사랑해 보는 게 어떤가.
동생이 스스로 세상에 등진채 떠나간 이후, 그는 인생의 결론이 죽음이나 소멸로 다가왔고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됐지만, 결국 그를 다시 구하는 건 사랑이다. 살면서 떠나보내는 무수한 물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며 잠깐은 인생의 허무감에 도달할지 몰라도, 저자의 말처럼 결국 남겨진 사랑, 다가올 사랑이 우리를 다시 구한다.
'여전히 세상에 서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사랑을 건넨다. 사랑이 여기 또 있지 않냐며.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