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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도서]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하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누군가는 소주가 달게 느껴질 때 어른이 된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펄펄 끓는 국밥을 먹으며 시원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때 어른이 된다고 했다. 내가 배운 첫 어른의 맛은 머리가 띵하도록 달고 차가운 체리쥬빌레였다고”

겨울이면 이한치한으로 찾게 되고, 술을 마시면 술 깨기 위해 찾게 되고, 여름이면 여름이니까 더 찾게 되는 ‘아이스크림’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구구콘의 바삭함을 보며, 눅눅한 내가 못 견디게 싫다가도 아주 미워하지 못한단 사실을 깨닫고, 뽕따를 보며 하늘색의 슬픔을 회상하고, 메로나를 보며 각종 신상 맛 메로나가 나와도 오리지널로 귀결하게 되는 이유까지. 어떤 아이스크림인지에 따라 그때의 내 기분과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나의 아빠는 퇴근길에 술에 취해 항상 투게더를 사오셨다. ‘아빠가 투게더를 사오는 이유는 같이 먹으러고야! 함께라는 뜻이 너무 좋잖아' 취기 가득한 말투로 검은 봉지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시면 쇠 숟가락으로 옹기종기 모여 퍼먹던 투게더의 맛. 정말이지. 아이스크림은 시시하고 하찮은 것이 아님을. 모두들 하나하나의 아이스크림을 떠올려보시길, 그러면 그때의 내가 있고, 그때의 기분이 저절로 떠오른다. 마음을 다해 좋아했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 쓸쓸해지기까지 해도, 아이스크림 하나에 또다시 우리는 위로받고 있다. 한 입 베어 문 아이스크림이 세상 달달하다고 느껴질 때, 다시 차가운 세상에서 고군분투할 힘을 얻게 된다.

“아이스크림은 내가 가진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다시 용기를 내서 그것들을 마주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준다. 차갑게 신선해진 나는 다시 뜨거운 것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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