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고아라는 단어가 자기들을 외로운 아이들이라고 규정한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외로운 아이들, 마치 외로워야 하는 것이 당연한 운명이라고 정해 준 것처럼
지난 4년간 자립준비청년들을 어른들의 세계로 보낸 아름다운재단의 김성식 팀장의 이야기다. 책에는 그간, ‘보호종료아동’이란 이름 아래, 사각지대에 있던 청년들의 삶이 담겨있다. 이들에겐 퇴소를 하는 순간, 급작스레 주어진 ‘자유’와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약간의 ‘돈’이 주어진다.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데 필요한 건 그에 맞는 ‘제도와 현실적인 해결’인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보여지는 현상을 덮기에만 급급하다.
어렴풋이 그들의 삶을 알 수 있었다. 보호아동으로 살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생활, 매 순간 마주하는 삐딱한 편견과 오해들. ‘자립’이란 말에 대해 생각해본다. 단순히 돈 뿐만이 아니라,그들을 보호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보호’라는 틀 안에 가둔 채 한순간에 그들을 사회로 등 떠밀면 결국, 그들은 또다시 사회에서 외면받게 되는 셈이다.
“돈을 많이 벌어 비싼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사는 것만이 인생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아픔도 눈물도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애닳은 감정을 충분히 느끼며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인간답고 가치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엷여덟 어른의 인생 앞에서 오히려 더 큰 감동을 느꼈다. 엷여덟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다. 충분히 고통스럽게, 그러면서도 견뎌냈고 버텨냈고, 지금 덤덤히 그 시간들을 진솔하게 얘기하는 당신들의 삶은 충분히 멋있다고 말이다.”
“이제 자립헤야 돼!”라는 말보다는 “고생했어, 함께 가자”라는 말을 건네야 할 이유다. 그간의 경험만으로는 어렵게만 느껴질 세상 앞, 자립준비청년들이 겪었던 생생한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또 어떤 제도로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안녕, 열여덟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