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으로 받았던 책.
독후감 쓰려고 도서 검색해보고 알았다. 5편까지 있었구나. . . .
% 스포 주의 %
달에서 5만 년 전의, 인간과 동일한 외견을 가진 시체, '월인'의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이다.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헌트의 시점으로,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발견과 논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5만 년 전후와 관련된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7만 년 전 동아프리카로부터 사피엔스는 아라비안 반도로 퍼졌고 유라시안 대륙 전체에서 우세했다.
-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현재 우리와 같은 종이 되기까지 종간 교배보다는 적절한 종이었던 사피엔스로 교체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인류학자로서 유발 하라리는 생존에 유리했던 사피엔스만의 특징을 '독특한 언어'로 주장하며 그 이유를 과학적 사실들로 설명한다. <별의 계승자>의 저자 또한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되고 있는 이 시대로부터 상상력을 발전해 나간 듯하다. 인류학자의 스코프가 지구 내부라면 (당연함), 제임스 호건은 '월인' 찰리를 5만년 전의 생물체로 설정함으로써 '지구와 그 주변 행성들에서 같은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네안데르탈인은 5만 년 전에서 4만 년 전 사이에 갑자기 사라지듯이 멸망했습니다. 아무래도 신참자인 훨씬 진보된 종에게 이길 수 없었나 봅니다. 이 새 인종이 하늘에서 내려온 듯 갑작스럽게 출현한 것도 과학자들의 고민거리였습니다. 그 새 인종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 우리였죠."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단편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것은 소설가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되지 않을까? 현재 발견된 증거들을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찾아야 하기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각이 늘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제로 이런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을 것 같은 주제와, 공간, 등장인물로 둘러싸여 진행된다는 점에서 테드창이나 김초엽 작가의 SF 소설과는 확실히 다른 결을 띤다. 소설가가 과학을 재료로 쓴 글보다는 과학자가 쓴 소설 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와 같은 존재가 있지 않을까? 더 고도화된 문명과 과학 기술을 가진 존재가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 존재와 과거 인류를 긴밀하게 엮어냄으로써 인류의 과거와 미래까지 떠올려보는 기회가 됐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후반부 월인의 정체와 지금까지 얽히고설킨 문제들이 한 번에 풀리는 장면이 굉장히 압도되는 시각적 묘사로 이루어져 있는 점이었다. 상상만으로도 벅찬데 시각적으로 구현되었을 때,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