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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도서]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신성욱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글자와 숫자를 스스로 익히고 뛰어난 기억력으로 비디오나 책의 내용을 줄줄이 외울 뿐만 아니라 노래를 정확히 외워 부르고 영어를 구사하는 서너 살의 아이. 우리는 이 아이들을 '천재 혹은 영재'라고 부른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이 아이들은 많은 수가 자폐 증상의 하나인 '과잉언어증 또는 광범위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흔히들 '아이는 아이답게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서 무럭무럭 자라면 아이의 역할은 끝난다. 반면 우리는 '3세 무렵에 인간의 노는 거의 완성된다'는 말도 듣는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철저한 '거짓정보'다.

 

인간의 뇌는 평생을 두고 계속 발달한다. 예를 들어보자. 인간의 뇌활동이 가장 좋아지는 나이는 과연 몇 살일까? 정답은 50대 중반이다. 은퇴를 앞둔 나이에 뇌의 성능이 좋아진다니 놀랍지 않은가. 바로 '중년의 뇌'다. 우리 사회가 50대 이상의 중년을 대하는 태도를 고려한다면 이 사실은 좀처럼 믿기 힘들다. 또 누군가의 이름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로 휴대전화를 찾아 이 방 저방 돌아다녀본 중년이라면 이런 주장에 대해 피식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난 3, 40년 동안 이뤄진 뇌과학의 성과들은 종종 우리의 오랜 통념을 뒤흔든다.

 

 

KBS 화제의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읽기혁명>을 제작했던 신성욱 PD가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뇌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밝히고, 이런 통념을 만들어낸 사이비 뇌과학자들과 교육현실을 고발한다. OECD는 지난 2007년, 우뇌/좌뇌형 학습법과 ‘3세 신화’등의 8가지 항목을 정리해‘뇌에 관한 잘못된 신화’라 발표했다. 최근 뇌과학의 놀라운 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은 아이들을 기르는 방법에 있어서는 오래된 가설들에 기대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급한 인지 교육은 잘못된 뇌에 대한 상식과 통념과 결합해 전쟁 같은 교육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OECD가 밝힌 뇌에 관한 잘못된 믿음 8가지

1) 세 살 무렵이면 뇌의 중요한 모든 것이 거의 결정된다!

2) 무엇인가를 배우는 데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

3) 인간은 평생에 걸쳐 뇌의 10퍼센트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4) 인간은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으로 나뉜다!

5) 남자와 여자는 다른 뇌를 가지고 있다!

6) 어린아이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언어만 배울 수 있다!

7) 기억력을 향상시켜야 뇌가 발달한다!

8) 잠자는 동안에도 뇌는 학습한다!

그렇다면 똑똑한 아이가 되기 위한 정답은 뭘까 '마음껏 놀기'다. 저자는 짜여 있기 않고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놀이를 충분하게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그저 실컷 놀게 놔두라고 말한다.

 

내가 아는 러시아 부모는 1년 내내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하루 두 시간 정도를 놀이터에서 뛰어 놀게 한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아이도 햇볕이, 그리고 놀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부모가 유별난 것이 아니라 러시아 부모들은 거의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별한 전제조건이 있다면 "숙제 다 마치고 놀아라" 였다. 숙제만 마치면 어두워져서 저녁을 먹기 전까지 마음껏 뛰어놀았던 기억, 그렇다고 천재는 되지 못했지만 제번 잘 살고 있는 것은 그 덕분이 아닐까.

 

내가 이 책을 집어든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내 아이라고 해서 함부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내가 천재가 아니고, 서울대를 나오지 못하고, 훌륭하게 성공하지 못했는데...무슨 생각으로 내 아이의 하루를 함부로 결정하고 통제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 결정을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컨설턴트나 사교육에 '돈'을 주고 맡기고 싶지도 않았다. 그들이 나보다 나을거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방법은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방법 밖에 없다.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가족과 토론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를 놓고 아내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 책이 딱히 방법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자녀교육에 대한 지금껏 알려진 모든 사실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보다 더 진지해졌다고 할까. 되도록 많이 놀게 하는 것은 첫번째다. 그리고 되도록 함께 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었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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