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에서 '빨간책방'이 인기가 많습니다.
책분야에서 원조격으로 오래되었고, 이동진의 목소리가 좋고, 패널들도 좋고, 무엇보다 분야에 상관없이 컨텐츠를 대하는 성실함이 독자들을 움직이는 듯합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건 짐작컨대 팟캐스트를 듣는 청취자들의 공통된 궁금증, 그러니까 '이렇게 책에 대해 많이 아는 이동진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까?'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자기계발서 적인 나열도 없고요, 특별한 독서법도 담겨있지 않습니다.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만큼 몸통도 내용도 가볍고 얇은 그런 책, 앞서 짐작했던 질문에 대한 딱 그 대답만 담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얻은 건, 저자 이동진의 책에 대한 애정과 태도 입니다. 이동진만큼의 애정은 한두 권을 읽어서도 안 되고, 한 분야에 정통해서도 안됩니다. 말 그대로 독서가 밥이고, 놀이이고, 의식 정도로 생각이 되야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이동진은 책에서 '아는 체'를 하지 않더군요. 그 현학적이지 않은 말투가 좋고 반가웠습니다. 읽기가 생활에 젖어버린, 그래서 정말 자연스러운 글투는 오히려 힘이 셌습니다. 그의 팟캐스트는 소개하는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만 골라 몇 개 들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그 경험도 좋았습니다. 머잖아 팟캐스트 정도는 아니더라도 목소리로 북리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제가 책읽기 책을 만나기만 하면 가급적 읽으려는 이유는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말미에 꽤 많은 분량을 할당해서 무려 500권의 책을 추천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빨간책방을 좋아한다면, 좋아하고 싶다면 만나면 좋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