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추신수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를 본 후 이 사람, ’단지 운동을 잘 하는 사람만은 아닌 것 같다’ 는 인상을 받았다. 그것이 아마 지금 추신수의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된 듯하다.
책을 읽으며, 특히나 에세이나, 자전적인 글을 읽으며, 내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은 것이 과연 몇 번이었을까? 글 속에서, 그리고 글의 주인공의 삶과 안생에서 진실함이 배어나오지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는 법이다. 추신수의 글 속에는 어떤 진실함과 진솔함이 배어 있는듯 했고,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다. 그리고 어떤 장면에서는 마치 그러한 그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훈련과 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전에 보았던 그의 연습장면이나, 경기장면이 떠올랐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과 5타수 4안타의 성적으로 7타점을 올리며 15:3으로 대승을 거둔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그날의 승부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훈련 덕이란 생각을 해본다. 요 며칠,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모습을 보셨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또다시 마음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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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추신수 선수는 바로 몇 년 전만 해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가 처음 메이져 리그에 승격하고, 지금의 팀에서 몸담기까지, 그리고 몸담은 지금도 그에게 있었던 힘든 과정을 잊지 않기에 그는 변함없이 성실하게 훈련하고, 가정에서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가진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자는 다짐도 생겼다. 그날 저녁 더블A리그 선수들에게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사줬다, 대화를 나누다 문득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에 대해 설명해주고 조언해주는 위치에 올라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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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흔히 겪어보지 못했을 그런 경험을 많이 해서일까? 아니면, 남들의 몇 배로 열심히 노력하였기 때문일까? 그의 생각과 글 속에는 문득문득 무릎을 치게 하는 것들이 있었고, 또 배우고 싶은 점 또한 많았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노력에 스스로 점수를 매기지 말 것’이란 말이었다.
’열심히 했다’라는 평가는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한국에서는 유망주이자 MVP로 꼽히며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마이너리그의 최하위에 있던 루키리그에서부터 질리고 말았다. 미국에 와보니 실력은 그냥 평범한 선수 중 하나 정도였고, 체력적으로, 언어적으로는 밀리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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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선수가 책과 관련된 제의를 처음 받은 것은 몇 해 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야구에 전념하고 싶은 뜻과 혹시나 자신이 과연 자격이 있나라는 고민에 단번에 거절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이처럼 겸손한 그는 메이저리그의 주축 선수로 우뚝 섰고, 광저우 아시안 게임 우승의 주역이 된 후, 책을 펴내게 되었다. 아마, 그는 야구 선수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 혹은 그런 사람들을 자녀, 가족, 친구로 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서라도,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그의 책은 큰 위로와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듯하다.
책을 읽고 나서, 추신수 선수의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몹시 기대되었다. 그리고 그를 더욱 열렬하게 응원하게 될 것 같다. 나 역시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추신수 선수가 가진 열정을 가지고 나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 같은 마음으로 꿈을 향해 가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추신수 선수를 그렇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추신수 선수가 지지 않는 하늘의 별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