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이 오고, 어느새 계절은 서늘한 가을이 되었다.
아침이면 찬 바람이 불고, 밤이면 옷기을 여미는 찬 바람이 가득한 그런 가을이라도,
한낮에 만큼은 따뜻한 햇살이 산책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그런 가을이다.
누군가에게 가을에 어디로 떠나고 싶냐고 질문했더니,
그리 금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가을이라 어딘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작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기분좋게 부는 바람, 맑은 하늘에 걸려 있는 하얀 솜같은 구름을 보면 누구든 어딘가로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동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우리들은 과연 어디로 가야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발걸음을 쉬이 떼지 못하기도 한다.
나 역시 몇 번이나 이와 같은 고민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없는 것이 없다는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모두가 허사다.
사람들의 생각의 폭은 대개가 비슷한 것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다양함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다양한 볼 거리 중에 몇 가지는 마음에 맞는 여행지가 있지 않을까?
오후의 서울 산책은 다양한 볼거리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44가지 장소를 12 가지 주제에 맞추어 분류해 소개하고 있었다.
전통 | 창작 | 남산 | 문화 |
공원 | 둘레길 | 한강 | 역사 |
골목길 | 생태 | 캠핑 | 자전거 |
천역색 사진과 글이 어울린 페이지들에는 눈에 익숙한 그림들도 있었고, 예전에 방문한 기억을 새록새록 돌려주기도 하여, 여러모로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간혹은 실제 방문한 것보다 오히려 더 멋지게 사진과 글을 적어두었구나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였다. 때론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듯이, 같은 장소라도 어떤 시각과 느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감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해 보았다.
또한 여행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 그 진가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지금까지의 여행 혹은 산책은 눈으로 쫓아가기에 바쁜 여행이었던 것 같다. 단지 눈으로 쫓는 것이 아닌, 잠시 마음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그런 찰나의 감동이 아닌, 진하게 가슴 한 켠에 아로 새겨지는 그런 깊은 감흥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렇다면, 서울이 아닌 그 어느 곳이라도, 내가 항상 보던 주변의 광경이라도 더 깊은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