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는 노란색을 닮았다. 마치 책의 속표지가 '노란색'인 것이 우연이 아닌 것처럼,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노란색은 원래 과거에는 금기시 되는 색이었다. 밝음과 화려함, 그리고 무한히 불타오르는 태양의 힘을 상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밝음과 따뜻함 그리고 위로와 희망 같은 이미지로, 어린아들이 다니는 통학차와 같이 아이들과 관련된 건물 또는 제품 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
음악을 듣는 사람은 많지만, 그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음악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멜로디가 꼭 있어야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멜로디가 없는 노래라도, 그 노래를 들으면 눈 앞에, 아니 머리 안에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장면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런 것이 바로 진정한 노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 야야기...' 는 바로 그러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굳이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음악이 아닌 음악 자체가 이야기인 그런 음악이다.
'왜 그 이야기는..'는 화해/저항/진실/사랑 의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음악 뒤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책이 풀어 내고 있는 음악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 음악을 듣는 것과도 같이 느껴졌다. 아마도, 어딘 가에는 공감하는 이가 있으리라...
책은 에디뜨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으로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다. '장밋빛 인생'은 불행한 삶을 살면서, 밝고 화려한 삶을 동경했던 에디뜨 피아프의 인생을 닮은 곡이다. 그러고 보면 에디뜨 피아프 뿐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이 그리고 음악 가들은 자신의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에디뜨의 경우 처럼 그 이야기가 금방 가슴에 와 닿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게 사실이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익숙하게 알고 있었던 가수 또는 음악 이지만, 미쳐 모르고 있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다시 한번 그 음악을 찾아서 듣게 되었다.




존 레논의 '이미지', 사이먼 앤 가펑클의 '철새는 날아가고' 처럼 즐겨들었지만, 이제는 찾지 않던 곡들에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면서, 다시 노래을 듣게 되었고, 그 가사와 멜로디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사카모토 규의 '위를 보며 걷자', 밥 말리의 'No waman No Cry'와 같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좀체로 듣지 않던 곡들도, 찾아서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음악 뒤편에 숨겨진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처럼, 알지 못했던 새로운 노래와 음악, 특히나 다양한 장르 그리고 다양한 국가/민족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처음 연주회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연주자는 각 음악을 연주하기 전 간단히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자, 정말 거짓말 처럼 마음 속으로 연주자가 이야기한 장면들이 그려졌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 본 적이 있다. 어떤 음악을 주로 들으세요? 내 스마트폰에는 신곡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예전부터 듣던 노래라고 하자. 이내 상대방은 시시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음악을 듣지만,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덜하게 된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인스턴트 시대라는 말이 과거의 어느 유행하던 때가 있었던 것 처럼, 우리는 음악을 인스턴트 음악 처럼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자레인지에 30초, 우리 주위에 그렇게 한 번 듣고 말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