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초 양재 새누리 교회에서 Trace Bundy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번은 트레이스 번디의 두번째 한국 방문이었고, 저는 그 두 번 모두 트레이스 번디를 만나는 행운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트레이스 번디는 어쿼스틱 기타 중에서도 핑거스타일 기타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낸 세계적 기타리스트 입니다. 핑거스타일 기타라고 하면, 일반 통기타 처럼 리듬을 치면서 동시에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듯이 멜로디를 함께 연주하는 주법입니다.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많이 나오면서 기타를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기타리스트 입니다.
Trace bundy는 피아노 처럼 양손으로 기타를 두드리기도 하고, 동시에 팔꿈치로 북을 치듯 기타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네 개의 카포를 사용해 기타를 연주하며 양 손으로 자유자재로 기타를 두드리며 연주하는 모습이 닌자 같다고 하여 Acoustic Ninja 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은 그의 곡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Elephant King 입니다. 트레이스 번디는 아프리카의 초원을 걸어가는 코끼리를 상상하면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번 트레이스 번디의 공연은 유튜브에서 훌륭한 연주로 주목받은 산드라 배의 공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산드라 배는 이번이 처음 한국 방문이자 공연이라고 수줍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녀의 연주 역시 훌륭했고, 앞으로 더욱 성장이 기대가 되는 기타리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이어진 트레이스 번디의 공연은 과연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특히나 그가 만들어낸 사운드는 그 장소가 어디라도 변함없이 훌륭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번디 공연의 장점은 그가 연주를 하기 전에 항상 곡에 대한 그의 생각과 곡이 만들어진 원리 그리고 자신의 연주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설명을 통해, 곡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그 곡을 연주하는 번디를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연주에는 그의 삶과 인생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암벽등반을 하다 위기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을 때 만든 노래, 돌아가신 할머니와 함께 연주하던 순간을 그리며 만든 노래,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순간 만든 노래 등등 모든 곡이 그의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흥미를 갖게 된 번디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만을 사용하여 훌륭하게 연주하여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또한, Trace Bundy는 항상 공연 중에 팬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올리고 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마지막 한 사람의 요청까지 들어 주며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줍니다. 이런 모습에서 그가 정말 자신의 팬을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연 중에 있었던 여러 이야기 중에서 트레이스 번디가 기타리스트로 기억되기 보다는 음악을 사랑했던 남자로 남길 바란다고 이야기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의 이야기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투어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명해 지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런 모습이 진정한 아티스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