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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도서]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저/왕은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소설의 주인공이자 중심 화자는 '아미르'라는 인물이다. 유년 시절 내내 아버지 '바바'에게 사랑과 인정의 결핍을 느낀다. 바바는 아미르가 당신과 같이 강인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만 아미르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느끼며 괴로워한다. 어느 날부터 하인의 신분으로 아미르와 친구처럼 지내며 한 집에 사는 하산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눈빛과 사랑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하산에게 경쟁의식을 느낀다. 해마다 카불에서 열리는 '연싸움' 의식이 있는데 아미르는 하산의 도움을 받아 우승하게 되지만 막다른 골목에서 아세프 일행을 만나고 아세프가 하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본다. 하지만 그 잘못을 못 본 척하고 그 어려움 속에서 하산을 구하지 못하는데 이후로 아미르는 하산을 볼 때마다 자신의 비겁함과 하산에 대한 죄책감을 떠올린다. 이것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으로 아미르는 하산에게 솔직한 심정을 말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닌, 하산이 자신의 돈을 훔친 것처럼 꾸며 하산과 하산의 아버지 알리가 집을 떠나게 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후 아미르는 성인이 될 떄까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갇혀 괴로워한다.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아미르 자신이 살았던 고향 카불에 내전이 일어나고 전시 상황이 되어 바바와 아미르는 모든 권력과 부를 내려 놓고 오로지 살 곳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도주하게 된다. 그곳에서 바바는 방황하지만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과 사랑 하나로 자리를 잡아 가고, 아미르는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아미르의 대학 입학을 앞두고 바바는 병에 걸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아미르는 사랑을 시작하고 평생의 반려자를 얻는다. 하지만 과거의 잘못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괴로워하던 와중에 아버지의 친한 친구이자 자신에게 큰 사랑을 주었던 어른 '라힘 칸'의 연락을 받게 된다.

라힘 칸은 아미르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먼저 아버지 '바바'의 이야기. 그 역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갇혀 괴로워하며, 그것을 속죄하기 위해 평생 애를 쓴 인물이었다. 첫 번째 부인에게서 아미르를 얻지만 부인이 곧 죽게 되고, 바바는 이후 자신의 집에 하인으로 두고 있는 알리의 하자르인 부인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 관계에서 하산을 얻지만, 자신이 쌓아 온 권력과 명예를 포기하기 어려워 하산을 알리의 아들로 위장하고 하인이라는 신분을 주어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한다. 이러한 일을 아미르는 바바가 죽기 전까지 몰랐지만, 이후 아버지의 친한 친구이자 자신에게 큰 사랑을 주었던 어른 '라힘 칸'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바바가 자신과 하산에게 보였던 행동과 눈빛을 이해하고, 바바를 용서하게 된다.

** 너는 그가 물려받은 재산과 그에 부수적으로 따라온 특권들을 상징하는 반쪽이었으니까. 너를 볼 때마다 자기 자신과 죄를 보는 것 같았을 것이다. 네가 아직도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네게 이것을 받아들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네 아버지가 네게 가혹하게 대한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의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네가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너처럼 네 아버지 역시 마음속으로 괴로워했단다, 아미르 잔.

또한 바바와 아미르가 떠난 이후로 알리, 하산 가족과 함께 바바의 집에서 지내며 하산의 아들 소랍을 새 식구로 맞이하게 되었고 탈레반이 폭격을 시작하기 이전까지 행복한 삶을 누렸다는 것. 하지만 탈레반의 폭격으로 인해 카불의 평화는 끝났고 알리, 하산도 죽음을 맞이했으며 소랍이 고아원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 소랍이 고아원에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을지 모르니 소랍을 찾아 그 고통에서 구해주고 그럼으로써 아미르 자신도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는 부탁을 남기고 그 이후, 사라진다.

** 결국 신이 용서할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신은 네 아버지와 나, 그리고 너 역시 용서할 것이다. 너도 그렇게 할 수 있길 바란다. 할 수 있다면 네 아버지를 용서하렴. 원한다면 나를 용서하렴.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을 용서하거라.

아미르는 소랍을 자신의 아들로 입양하고 소랍을 가까이 두며 사랑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소랍이 자신을 해치려는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로 힘들어하지만 소랍이 마음을 열기를 기다리고 따뜻하게 품어준다. 하산이 자신의 이복형제였음을 받아 들이고 하산의 아들인 소랍을 자신의 아들처럼 여기는 와중에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고 자신을 용서하는, 매순간 노력했지만 그토록 어려웠던 그 일이 마침내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 사진을 원래 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러다가 뭔가를 깨달았다. 방금 전에 했던 생각에도 내 마음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랍의 방문을 닫으면서 용서라는 것이 그런 식으로 싹트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 다음 한밤중에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는 이 소설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서 비롯된 고통, 그것을 용서하기까지의 과정, 용서함으로써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하였다면, 아마도 마음 속에 자신이 끝내 용서하지 못한 과거, 혹은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었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사실 우리 모두 마음 속에 그러한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용서함으로써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또한 용서가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인지.

용서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나아갈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삶 또한 진심으로 껴안을 수 있지 않을까. '용서'라는 가치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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