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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여름밤 각본집

[도서] 남매의 여름밤 각본집

윤단비,김기현,김혜리,이슬아,최원준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1. 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요즘의 가족에게는 밥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로의 비전이나 가치 공유, 고민의 해소, 정서적 다독임이 부재하는. 부모에게는 가진 것을 지키려는 욕망이 강하고, 자녀에게는 그 욕망을 그대로 전이하려다 보니 자녀와의 정서적 교류나 대화가 부족해진다는. 그런 시간을 지속하다보면, 결국 명절에 만나도 밥을 먹고 치우는 일련의 행위만이 반복되고 어색해지는 순간을 tv 프로그램 속 트로트 들이 채운다는.' 누군가의 글을 올해 설 전후로 본 기억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글에 온전히 동조할 수도 혹은 부정할 수도 없다. 내가 속한 가족에도 그 모습 중 일부는 분명 존재한다.

2. 그 글을 본 이후, 가족이 모여 엄마가 분주히 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조금 슬퍼진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질문과 다양한 감정들을 모두 묻은 채, 부엌에서 계속 무언가를 볶고 끓이고, 다같이 앉은 상황에서도 혹시 부족한 것이 없는지 계속 살펴보고, 가족 내외에게 가장 맛있는 것을 내어주고 정작 당신은 손자와 손녀가 남긴 밥과 반찬을 아깝다며 먼저 드시는 엄마의 모습.

그 글을 쓴 사람은 밥을 통해 현대 가족의 실상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테고 나도 얼마간은 동조하지만, 그럼에도 자식 내외를 출가시키고 명절이나 주말에 그들을 가끔 만나는, 늙어가는 부모에게 '밥'이란 자식 내외를 향해 내어주는 가장 큰 사랑이자 물음이자 대화이자 전부인 것이다. 그래서 가족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함께 밥을 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3. <남매의여름밤 각본집> 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가족들이 식사를 하던 중 할아버지께서 손자의 의자를 당신 쪽으로 끌어주시는 장면. 곧 함께 말없이 식사를 하는 장면.

하나 더, 거동이 불편해지고 곧 요양원에 가시게 될 할아버지가 아들의 애정 어린 추억을 들으며 당신의 생일 잔치를 마치고 모두 잠든 후, 조용히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장면. 그리고 미처 할아버지께 다가가지 못한 손녀가 그 음악을 함께 듣는 장면.

4. 영화는 이혼 후 아버지와 살아가는 남매, 메이커를 흉내 내어 만든 운동화를 파는 아버지, 결혼 후 별거 중인 고모, 곧 죽음에 이르게 되는 할아버지가 이 가족의 추억과 기억이 담긴 집에서 두 달 남짓 모여 생활하는 이야기를 거리를 두고 여백을 남기며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그럼으로써 독자(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가족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영화 속 가족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사연과 고난이 있겠지만 서로의 옆에서 함께 흘러가고 견디어 갈 것임을. 늘 기쁘지도 않겠지만 늘 슬프지도 않을 것임을.

5. 그래서 친정에만 가면 밥을 열심히 짓는 엄마를 보며 슬퍼지다 가도, 앞으로 가족을 보면 얼마나 더 슬퍼질까 마음이 아득하다 가도, 이 각본집에 실린 이슬아 작가의 '기쁨과 슬픔은 하나니까.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맞닿아 있으니까. 좋은 이야기는 그것을 동떨어진 것처럼 다루지 않는다.' 는 글을 읽으며 가족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순간을 떠올려본다.

각본집을 읽으며 슬퍼지려는 찰나, 극중 남매의 남동생으로 등장하는 배우의 인터뷰를 읽으며 한참을 웃었다. 정말로 '좋은 이야기'는 이렇게 기쁨과 웃음과 행복을 주기도 하는 것처럼.

** 집에서 평소에 누나랑 많이 싸워서 누나랑 싸우는 부분이 젤루 쉬웠던 것 같아요. 우는 장면은 쫌 힘들었지만 그래도 누나와 싸우던 게 생각나서 연기에 더 집중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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