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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대디

[도서] 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저/정지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교통 사고로 엄마를 잃고 남겨진 아버지 대디와 아들 윌의 이야기이다. 둘은 엄마로서의 그녀, 배우자로서의 그녀를 잃은 슬픔과 고통이 너무 큰 나머지 그것을 견디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돌볼 새 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 대디는 임시직인 공사일이 끊기고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공원에서 '춤추는 판다'가 되고, 아들 윌은 말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춤추는 판다'에게 자신의 슬픔과 어려움을 이야기해나가며 '판다의 탈'을 사이에 두고 둘의 소통이 시작된다. 결국 둘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녀의 빈자리를 받아들인 뒤 서로의 고통을 치유하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 "바보 같은 얘기해 드릴까요?" 윌이 말했다. 대니가 해 보라고 손짓했다. "제가 엄마 얘길 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엄마라는 거예요. 엄마가 없어서 힘든 얘기를 엄마에게 털어놓고 싶어요. 항상 엄마에게 말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 "네가 화 난 것도 알아, 마크." 이제 윌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네 인생은 망가졌는데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돌아가서 화나지? 너무 억울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도 망가뜨리고 싶을 거야. 넌 너무 불행한데 남들만 행복한 건 억울하니까. 아무도 네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을 거야. 그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지만 난 이해해." 윌이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난 네 마음 이해해. 얼마나 아픈지 알아. 하지만 남들을 괴롭힌다고 아픔이 줄어드는 건 아니야. 고통은 사라지지 않아. 날 계속 때리고 놀리고 괴롭혀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아. 왜냐하면 너희 아빠는 우리 엄마처럼 돌아가셨으니까. 어떻게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없어."

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버리고 그럼에도 계속되는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계속해서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무던히 애쓰는 하루가 평생토록 계속되는 것이겠지. 누군가가 보기에는 휘몰아치는 파도 뒤에 평평한 수면이 찾아와 고요함을 생각하더라도, 그 수면 밑에서는 여전히 그 사람만 알 수 있는 파도가 계속해서 몰아치고 있는 것이겠지. 이런 마음은 너무 아프면서도 '아프다'라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말을 멈추고, 아끼게 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그녀의 부재를 인정하면서도 슬프지만은 않은, 기억과 사진과 마음으로 남은 그녀의 모습과 함께 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심지어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와 문장이 등장해서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는 따스함이 느껴지는데 '나라면?' 이라는 질문에 여전히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일상의 슬픔을 마주할 일도, 그것을 넘어설 의지 역시 '그럼에도'에 있다는 것을. 좋은 소설과 이야기는 이렇게 #그럼에도불구하고 의 의미를 준다는 것을.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머무르게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음을 오늘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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