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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도서]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전종환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1. 출근, 퇴근할 때에도 가방에 책 한 권을 꼭 챙긴다. 물론 학교에서는 업무에 밀려 책을 열어보지도 못하는 때가 더 많지만, 꽂아 두는 것만으로 '책등을 보는 것만' 으로도 기쁨과 위로가 되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2. 금요일에는 전종환의 에세이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것' 을 챙겨 갔다. 재수, 삼수하며 도서관을 오가던 시절, 도서관 tv를 통해 뉴스를 진행하던 그의 모습을 종종 보곤 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목소리'에 반하는 나로서는 그렇게 매력적인 목소리의 앵커는 처음이었다. 전종환 같은 목소리의 남자를 만나 꼭 연애하리라, 다짐하며 공부를 하니 왜인지 모르게 공부가 술술 잘됐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이, 저자로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혼자서만 재미 있는) 이유.

3. 필자가 mbc 최초 재학생 아나운서로 뽑히는 행운을 얻었지만, 기본기와 최소한의 훈련 없이 아나운서가 되어 3년의 시간 동안 '너는 정말 못하는구나' 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부딪히고 깨지고 배우며 자리를 잡아나간 과정, 보도국 기자로 직종을 옮겨 입사 7년 차이지만 수습 기자와 함께 바닥부터 시작한 경험, 그리고 mbc 파업을 거치고 다시 아나운서로 돌아와 방송과 언론의 윤리와 책임을 새롭게 깨달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4. 5살 아들 범민을 키우며 다양하고 깊은 결의 감정을 느끼는 아빠이자 남편, 자신이 읽어왔던 책에서 교훈과 성찰을 발견하는 중년 남성으로서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지금 나의 아들에게, 또 아들과 함께 할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발견했다.

** 나는 다만 지금 최선을 다하려 한다. 기꺼이 슈퍼히어로에 맞서는 악당을 연기하며 성실히 범민과 감자의 똥을 치울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끈끈한 우정과 신뢰가 삶의 다양한 순간에서 상처 받을 범민에게 알 수 없는 힘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 훗날 범민이 이 책을 보고 우리 모두 실패할 수 있는 사람들이며 때로는 지기도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다만 잘 지는 방법도 있다는 걸 배워간다면 아빠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5. 퇴근 후 해가 지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아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보내는 요즘이다. 이런 일상이 내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아서, 실은 아들에게 이런 오후의 시간이 더는 필요 없어지게 되었을 때, 아쉽고 헛헛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종종 고민하기도 하는 요즘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 때는 또 그 날의 시간이 흘러가기 마련이겠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지금이 나에게 '최대한의 호시절' 이지 않을까, 어렴풋이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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