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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도서]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권상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그 여인이 살고 있는 바닷가 마을의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연작 소설의 형태로 담아낸다. 이 책에 강하게 이끌린 이유는 바로 작가 김애란의 추천사 때문이었다. '울지 않고 울음에 대해 말하는 방법.'

작가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삶에 관한 어려움을 풀어낸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고 그 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 매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각자가 그 삶을 견디기 위해 마음 한 켠에 얼마나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상처가 자꾸 드러나고 덧나서 힘든 사람들 혹은 상처가 지나간 줄로만 알았는데 어느 순간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그것을 발견해 힘든 사람들, 상처의 극복이 또 다른 위기와 도전의 순간으로 이어지는 순간의 모습들을 그리기도 한다.

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여인이 칠순의 노인이 되기까지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소설의 말미에는 의지하던 동반자인 남편이 먼저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가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올리브는 매일 오전 개를 산책시키고 던킨도넛에서 커피를 마시고 오후가 되면 병원에 가서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남편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사실은 혼잣말에 가까운) 넋두리를 내뱉는다.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과 서로 의지할 수 있었던 시간과 남편에 대해 잠시 마음을 등졌던 순간의 미안함에 관해. 지금 혼자 지내는 자신을 덮쳐오는 고독과 무력감의 공포에 관해, 자신과 남편을 저버리듯 고향 반대편으로 날아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 아들의 실패한 첫번째 결혼에 관해.

그러나 아들은 두번째 결혼을 하고 아내의 임신으로 인한 육아의 부담감 때문에 아들은 올리브에게 도움을 요쳥한다. 그렇게 결혼한 아들과 아들 내외의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올리브. 올리브가 꿈꾸던 이상적인 결혼 생활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지만, 올리브는 깨닫는다. 그 생활을 견디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아들이 실상은 도움 요쳥을 핑계 삼아 자신을 순수하게 어머니로서 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그리고 그 아들의 보고 싶음에 응답하여 이 혼란스러운 생활에 가담하게 된 지금 이 순간이 아마도 자신의 삶에 있어서 마지막으로 유일한 삶의 낙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 남편과 아들과 함께 나이가 들어갈 순간 동안 소설 속 올리브가 겪었던 사건들과 감정들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했다. 어쩌면 그 '나'의 범위라는 것은, 나의 어머니와 또 '어머니'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은 것도. 좋은 소설은 우리가 겪어온 것들에 관해 이야기해주지만, 이렇게 앞으로 겪어갈 많은 것들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생의 많은 순간에서 올리브는 어떻게 아파했고, 또 어떻게 담담하게 겪어냈는지 종종 떠올릴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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