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우리의 인생에는 그림이 필요하다.> 이서영 지음
<우리의 인생에는 그림이 필요하다.>이 책은 지난달에 출간됐다. 작가는 공예디자인을 전공했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재학 중이다. 현재 Giant 코끼리 미술 학원을 운영 중이다.
“나는 창업 자금이나 목돈 하나 없이 5평 남짓 상가를 계약하고 이 악물고 잠을 줄여가며 일을 했다. 5평이 19평이 되었고, 30평이 됐다. 내 삶에 어려움이 없었다면 내 인생에 도전이란 없을을 것이다.”
책 본문 152쪽에 나온다. 나는 50대 중반을 넘어가는 독자다. 이 책을 쓴 작가는 30대 후반이다. 50대가 봤을 때 30대의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나는 이 나이에 이런 몸부림을 쳤던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책은 누가 쓰던 울림이 있는 뭔가를 발견할 때 내 가슴을 뛰게 한다. 50대가 봤을 때 30대는 청춘이다. 청춘 시절 누구나 방황한다. 방황하는 인생 없듯, 50대가 되도 방황이 있다. 이 책에 흐르는 기조는 30대 청춘의 방황으로 생각했다. 작가께서 얘기하는 인생을 수채화 그림으로 비교한다면 뿌연 안개가 드리운 날씨, 가끔 비구름도 오고 폭풍이 오는 그런 수채화 그림이 연상된다. 30대 비친 인생은 밝은 태양보다는 때로는 암중모색에서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는 그런 모습이 그려졌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가게 된다. 글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그 사람의 본질적인 아픔에 나도 모르게 동참하며 읽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 나이에 천지도 모르며 1년에 책 1권 읽지 않을 정도로 살았던 모습이 비교됐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 아프니까 청춘이지 뭐. 젊은 날의 사랑도 아파봐야 사랑의 가치를 알 듯, 인생 수업도 스스로 아픔을 견뎌내야 그 속에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읽다 보니 작가께서 수놓은 문장들이 더 가슴 깊이 다가왔다.
작가께서 무자본에서 5평 상가를 30평으로 키운 저력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동안 도전하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삶이 인생의 파도와 역경 속에서 잠시 빛이 바랬다고나 할까?
이 책은 1장 인생에 거센 파도가 몰아칠 때, 2장 내 영혼을 일으켜 세워야 할 때, 3장 희망 속에서 삶을 발견할 때, 4장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야 할 때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 4장까지 제목과 각 장 안에 있는 목차를 보더라도, 묵직하고 고뇌하는 작가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분명 30대가 읽을 때 보는 포인트와 40대 50대가 볼 때 보는 관점은 다를 것이다. 작가께서는 인생의 맨토와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삶을 경험했고, 이를 통해 인생을 통찰해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어느덧, 나는 피하는 방법보다는 부딪치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피하는 게 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되면 되는 거 하면 되지‘ (72~73쪽)
“지금은 3개의 타투가 내 몸에 있다. 누가 어떻게 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을 고통으로 이겨냈던 순간들이기에....” (80쪽)
작가께서 힘든 과정을 견뎌내는 과정을 표현한 문장 몇곳을 인용해 봤다.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마음속에 전달되어 찐한 전율이 느껴졌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인생을 녹여냈다. 그림에 문외한인 나에게 그림을 통해 인생을 본다는 것, 자체가 신비스러웠다. 작가께서 얘기했듯, 음악을 통해 안정을 취하지만, 그림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취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독은 견디는 자만이 위대해진다.’ 60쪽 챕터 제목은 내 가슴에 울림을 줬다. 고독을 견디는 것뿐만 아니라, 고통을 견디는 자도 위대해진다. 고독과 고통은 한 몸이다. 고독하지 않은 인생 없고 고통 없는 인생 없다. 인생에 필수품은 고독과 고통이다. 그동안 살면서 경험했던 그런 소중한 순간이 그려졌다. 명화를 통해 인생의 아픔, 슬픔을 녹여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아직 나는 인생의 위로가 되는 명화는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만의 소중한 명화를 꺼내 인생의 위로를 받는 그런 명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